먼지로 인해 과수원의 과일 수확이 피해를 입을 수 있을까? 이번 호에는 암파쇄장에서 발생한 먼지로 인해 복숭아 과수원이 피해를 입었는지의 여부를 놓고 발생한 분쟁을 조정한 사례를 소개한다. 결과를 말하자면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피해 일부를 인정하여 배상을 결정하였다. 분쟁의 자세한 내막과 배상결정의 이유를 살펴보기로 하자.
사건개요
분쟁지역 개황
분쟁지역인 피신청인의 암파쇄장은 경부고속도로 OO IC로부터 대구 방향으로 약 2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남쪽방향으로 신청인의 과수원 경계면과 인접해 있다. 또한 암파쇄기는 과수원 경계면으로부터 북동방향으로 약 40m 떨어져 있고, 복숭아 과수원 주변은 복숭아밭과 포도밭 등 과수단지로 이루어져 있다.
신청인 주장
피신청인은 OO~동대구간 고속도로 확장공사에 필요한 골재를 생산하기 위해 2002년에 신청인의 복숭아 과수원 인근에 암파쇄장을 설치하였고, 2003년 봄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분진이 과수원으로 날아왔다. 이로 인해 암파쇄장과 인접해 있는 복숭아 나무 중 일부는 고사하였으며, 나머지 나무들도 수확량이 감소하고 품질이 저하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으므로 이에 대해 정당한 배상이 있어야 한다.
피신청인 주장
암파쇄장은 동절기인 2003년 1월 부지 정지작업을 거쳐 2003년 3월부터 가동하였으며, 신청인의 복숭아과수원에 먼지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하였다. 출입구에 세륜·세차시설을 설치·운영하였고, 이동식 살수시설을 이용하여 수시로 살수하였으며, 과수원 주변에 방진막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하였다. 또한 개화기(開花期)에는 먼지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람이 없는 날을 택하여 작업을 하였으며, 결실기부터 수확기까지는 암파쇄 작업을 하지 않았다.
신청인이 주장하는 2003년도의 수확량 저하 등 피해는 예년에 보기 드문 강우 빈도의 증가와 태풍의 영향으로 인한 것이며, 복숭아나무가 고사한 원인도 먼지로 인한 것이 아니라 밀식재배(註: 처음 나무를 심을 때 밀도를 매우 높게 하여 심는 방법)와 해충으로 인한 피해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2003년도에는 신청인뿐만 아니라 주변 과수원에서도 수확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암파쇄장과 인접해 있는 다른 농작물의 경우 정상적인 수확이 이루어진 사실 등을 고려해 볼 때 신청인의 피해배상 요구는 타당하지 않다고 사료된다.
피신청인 사업장 현황
암파쇄장의 면적은 총 2005㎡이며, 파쇄前 원석 야적장, 파쇄된 골재 야적장, 파쇄시설 가동 지역으로 구분된다. 도로 확장공사와 터널발파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석을 반입한 후 파쇄기(크랴샤)에 투입하여 직경 약 50mm의 골재를 생산하고 이를 도로공사장으로 반출한다. 일일 골재 생산규모는 약 700㎥이며 암파쇄시설 가동은 2003년 3월부터 2005년 7월까지이다.
주요 작업공정은 원석 반입→호프투입→1차 분쇄→스크린 이송→선별→2차 분쇄로 이루어지며, 암 파쇄 및 이송을 위해 크라샤와 로우터 등 장비가 사용되었고, 원석과 골재 운반을 위해 덤프트럭이 수시로 출입하였다.
골재 생산 및 이송시 비산먼지가 발생하는 것을 줄이기 위하여 신청인 복숭아밭 경계에 길이 50m, 높이 4m의 방진막을 설치하였고, 파쇄시설에는 자동 살수시설을 설치하였으며, 출입구에는 자동세차·세륜시설을 설치·운영하였다.
신청인 과수원 현황
신청인의 과수원 부지는 장방형 모양으로 면적은 총 882평이며, 이 곳에 약 110주의 복숭아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이 중 암파쇄장과 인접하여 있는 약 500평에 식재되어 있는 69주의 복숭아나무가 수확감소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신청인의 주장이다.
심사관의 현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암파쇄장에 인접한 6그루의 나무가 밑둥만 남기고 잘려져 나간 상태였으며, 생장이 지연되었다고 지목받은 나무는 잎이 마른 상태로 인근의 정상적인 나무와는 구분되어 보였다.
2005년도의 경우는 과수원을 신청인이 직접 재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재배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같은해 12월경에는 경제성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암파쇄장과 인접한 약 500평에 있는 복숭아나무를 굴취한 상태이다.
전문가 의견
주변의 지형여건을 고려할 때 표면배수 상태는 양호하였으며, 토양은 회백색으로 외견상 유기물 함량이 낮은 척박한 상태였다. 과수원 형태가 좁고 긴 장방형인 점을 고려할 때 재배밀도는 적절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과수원의 동북쪽은 암파쇄장이 위치해 있고, 특히 동쪽 부분은 암파쇄장 입구와 접해 있어 출입차량 등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과수원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암파쇄장에서 발생한 먼지가 개화기에는 복숭아 결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과실 비대기에는 과실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신청인은 암파쇄장의 먼지로 인하여 일부 복숭아나무가 고사하고, 일부는 성장을 멈추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하나 과수원에 날아 온 먼지가 복숭아나무를 고사시킬 정도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곤란하며, 그 원인은 병충해 피해로 인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태풍피해 시점과 수확기를 고려할 때 태풍피해와 작황과는 관련이 없으나, 2003년도의 경우 다른 해에 비해 강수량이 많고, 상대습도가 높았으며 일조시간도 적어 작황에 불리한 조건이었다. 이러한 기상불량으로 인한 수량감소율은 20.95%로 나타나 2003년도의 수확량 감소는 이러한 불리한 기상요인에 어느 정도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재정결정 내용
복숭아나무 고사 및 생장지연 등에 대한 피해
전문가 의견에 따라 암파쇄장 먼지로 인해 복숭아나무가 고사하거나 생장이 지연되는 피해를 입었을 개연성은 인정하지 않는다.
신청인은 매연·먼지 등으로 인해 농약 살포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였다. 또한 수화제 농약에는 통상 진흙 성분을 증량제로 첨가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감안하면 먼지 등으로 인해 농약살포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복숭아 수확량 감소 등 피해
암파쇄장이 과수원과 인접하여 위치해 있고, 특히 과수원의 동쪽 부분은 암파쇄장 입구와 접해 있으며, 파쇄시설과는 40~50m 떨어져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고려할 때, 세륜·세차시설 설치·운영, 방진막 설치, 살수시설 운영 등 비산먼지 억제를 위해 노력하였다고 하더라도 암파쇄기와 출입차량 등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과수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태로 보인다.
그같은 먼지가 개화기에는 복숭아 결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과실 비대기에는 과실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고려할 때, 암파쇄장에서 발생한 먼지가 복숭아의 수확량 및 품질에 어느 정도 피해를 주었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2003년도의 경우 기상조건이 다른 해에 비해 작황에 불리하였다.
배상액 산정
신청인이 제출한 OO농협과 OO물류의 연도별 출하내역과 농촌진흥청의 연도별 ‘농축산물소득자료집’의 표준출하량,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가락시장 중품 경매가격 등을 비교하여 배상액을 산정한다.
다만, 2004년도의 경우 2002년도의 수확량 및 2002년도 판매단가와 비교해 볼 때 실질적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배상액 산정에 포함하지 않는다.
2003년도의 예상 수확량은 2002년도와 2004년도의 평균 정도 수확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볼 수 있고, 여기에 전문가 의견에 따른 2003년도 기상불량으로 인한 수량감소율(20.95%)을 적용하면 예상 수확량은 2,968kg이 된다. 먼지피해로 인해 감소된 수확량은 예상수획량(2,968kg)에서 실제 수확량(1,420kg)을 감하면 1,548kg이 되며, 이를 토대로 아래와 같이 배상액을 산정한다.
○ 수확량 감소로 인한 피해액(1,300,320원)
= 1,548kg1200원/kg·0.7
※ 2003년 판매단가 : 2003년 가락시장 중품 경매가격의 0.7배 적용
○ 판매단가 하락에 따른 피해액(107,920원)
= 1,420kg·1200원/kg0.7 - 764원/kg)
○ 재정신청수수료 환급(4,220원)
= 1,408,240원0.3%
따라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신청인 및 피신청인의 제출자료, 현장조사 결과,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하여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141만2,460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