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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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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좌담
AI의 진화(종합)편 - AI의 진화와 우리의 삶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교육콘텐츠2팀 2026년 01호
전문가 좌담
AI의 진화와 우리의 삶
「e-경제정보리뷰」 2026-1호 좌담은 ‘AI의 진화’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김건희 서울대학교 교수(좌장)를 비롯해, 김성룡 클로아이 대표,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소장, 김지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팀장, 박병훈 티쓰리큐 대표이사, 이승환 경기연구원 실장이 참여했다.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교육콘텐츠2팀
 


구분선
♦ 일     시: 2026년 3월 24일 13:30 ~ 15:30
♦ 장      소: 인스파이어 비즈니스 회의실 1호점(서울)
♦ 참석자: 
      김건희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좌장)
      김성룡 클로아이(CLoAI) 대표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 소장
      김지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AI인재양성지원팀장
      박병훈 티쓰리큐(T3Q) 대표이사
      이승환 경기연구원(GRI) AI연구실장
구분선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성룡 대표, 박병훈 대표, 김건희 교수(좌장), 김익재 소장, 이승환 실장, 김지연 팀장


#1.인공지능(AI) 개념의 진화
 
김건희  1956년 다트머스 회의1)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 약 70년이 흘렀습니다. 현재 AI는 단순한 알고리즘을 넘어 인간의 업무를 대행하는 ‘AI 에이전트’로, 그리고 물리적 실체와 결합한 ‘피지컬 AI’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좌담회는 이러한 AI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고, 해당 기술 변화가 사회 전반과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에 앞서 AI의 적용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그 개념과 본질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AI를 ‘사람에 근접한 지능을 컴퓨터로 구현한 것’으로 정의해 왔으나, 기술의 진화와 함께 우리가 AI에 기대하는 역할 또한 변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현시점에서 AI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본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림1>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가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된 연구 제안서
출처: McCarthy et al.(1955), A Proposal for the Dartmouth Summer Research Project on Artificial Intelligence
 

1)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수학자, 과학자 등 각 분야 석학이 모여 인공지능을 하나의 연구 분야로 논의하기 시작한 워크숍으로,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가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됨(출처: 다트머스 대학교 홈페이지). <그림1>의 연구제안서는 1955년에 작성된 문헌으로, 2006년 AI Magazine에 재수록됨.

 
 
박병훈   지능이란 사람이 사고하고 경험하며, 이를 바탕으로 추론의 근거를 마련해 판단하고 피드백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AI는 바로 이러한 지능의 과정을 컴퓨터나 소프트웨어가 대신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기계적 관점에서 설명하면, 기존의 방식은 함수 f(x)를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입력값 x를 넣어 결과값 y를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반면 지금의 인공지능은 그 함수 f(x) 자체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인 x와 y를 제공함으로써 최적화된 함수 f(x)에 수렴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림2> 규칙의 실행에서 규칙의 발견으로
출처: 전문가 발언을 바탕으로 재구성
 
  
이승환  인터넷이라는 개념은 오랫동안 사용됐지만, 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개인이 느끼는 인터넷의 사회·경제·문화적인 영향력이 다르고, 인터넷이 갖는 위상과 역할이 시간에 따라 변화해 왔기 때문입니다. AI 역시 단일한 정의로 규정하 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과거부터 어떤 질문이 제기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면 기술의 지향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기계가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개념적 접근이 중심이었으며, 이후에는 추론을 수식으로 구현하는 계산의 영역, 나아가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영역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흐름이 확장되어, 환경에 적응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적인 시스템'이자 '물리적 실체를 가진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고정된 정의보다는, 철학적 논의에서 출발해 자율적이고 물리적인 시스템으로 확장되어 온 개념적 진화의 과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림3> AI 개념의 변화
출처: 전문가 발언을 바탕으로 재구성
 
김성룡  초기의 AI는 인간과 유사하게 행동하는 지능을 가진 기계라고 여겨졌기 때문에,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 신경망2) 기술이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습니다. 그러다 딥러닝(Deep Learning)3)과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4), 트랜스포머(Transformer)5)가 등장하면서 AI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추론하며, 행동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이전틱 AI를 연구하다 보면, 어떤 추론 영역에서는 오히려 사람보다 더 뛰어난 부분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고려할 때 , AI는 단순히 인간을 모방하는 기술을 넘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시스템을 일컫는 용어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 사람 또는 동물 두뇌의 신경망에 착안하여 구현된 컴퓨팅 시스템의 총칭으로 기계 학습의 세부 방법론 중 하나로, 신경 세포인 뉴런이 여러 개 연결된 망의 형태
3) 일반적인 기계 학습 모델보다 더 깊은 신경망 계층 구조를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필요한 특징을 찾아 적절하게 표현하는 학습 능력이 뛰어난 모델
4) 영상 내 객체 분류, 객체 탐지 등 다양한 컴퓨터 비전 응용 분야에 폭넓게 활용되는 심층 신경망 모델
5) 입력 데이터 시퀀스에서 정보의 중요도를 구분하여 중요한 부분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정보 처리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인 어텐션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다양한 자연어 처리 작업에 효과적인 심층 신경망 모델

 
김익재 저는 주로 인식 분야를 연구해 왔으나,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며 피지컬 AI 쪽으로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물리 공간에서 인식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연구하면서, AI에 대한 정의 역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습니다. 기존의 AI가 데이터 처리나 인식 수준에 머물렀다면, 지금의 피지컬 AI는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의미를 해석하며 이를 실제 행동까지 연결하는 '능동적인 지능 시스템'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결국 AI의 역할과 정의는 당시의 기술 수준에 상응하여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간단한 자동화 시스템도 혁신적인 AI로 인식되었으나, 기술 발전과 함께 그 기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속도라면 내년에 우리가 내리는 AI의 정의는 또 달라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구분선#2. 기술 현황
 

  건희  AI의 진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최 근 핵심 축으로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먼저 AI 에이전트는 기존 LLM(Large Language Model)6)에 메모리와 도구 활용 능력이 결합한 형태입니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던 수준을 넘어, 스스로 코딩이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호출 같은 도구를 사용하고 과거의 정보를 기억하며 복잡한 과업을 단계별로 수행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AI 에이전트 기술이 현재 어느 수준까지 발전했는지, 그리고 실제 업무 환경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그림4> LLM 기반 자율 에이전트 시스템 개요
출처: Weng(2023), LLM Powered Autonomous Agents, Lil’Log
 

6) 대규모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자연어 이해와 생성 작업에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 심층 신경망 모델

 
 병훈 AI 에이전트는 본질적으로 ‘여행 대행사’와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행사가 복잡한 절차를 대신 처리하듯, AI 에이전트 역시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반복되는 업무나 특정 과업을 수행합니다. 이때 개별 업무를 수행하는 단일 AI 에이전트 외에도, 이들을 지휘하고 전체 과정을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터 에이전트(Orchestrator Agent)’가 존재하며, 이는 일종의 지시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김건희 교수
 
박병훈 대표
  
김익재 LLM이 질문에 답하는 정도의 수준을 넘어,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다양한 API와 소프트웨어 도구를 활용하는 똑똑한 비서 역할을 수행합니다. 나아가 ‘에이전틱 AI(Agentic AI)’는 단순히 시키는 일을 돕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세분화하여 계획을 수립하며, 실행 결과에 따라 과정을 조정하는 자율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도화된 수준은 실제 연구 관점에서 볼 때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연구 동료의 지위까지 올라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표1] AI 에이전트와 에이전틱 AI 주요 특징 비교
구분 AI 에이전트 (AI Agent) 에이전틱 AI (Agentic AI)
정의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적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복잡한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는
다중 AI 에이전트 시스템
주요 특징 LLM 기반으로 메모리 정보를 참고하여
정해진 도구 호출 및 작업 수행
목표 기반 세부 과업 설계 및 에이전트 간
역할 배분·조율 수행
구성 요소 LLM + 도구 + 메모리 + 플래너 멀티 에이전트 + 오케스트레이터 + 공유 메모리
자율성 범위 정의된 도구와 범위 내에서의 실행 자율성 스스로 워크플로우를 설계하고 조정하는
시스템적 자율성
출처: Sapkota et al.(2025), AI Agents vs. Agentic AI
 

김지연 최근 AI 기술의 흐름은 단순한 활용 단계를 넘어 ‘AI 에이전트 간 협업 모델’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간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는 도구로 AI를 인식했다면, 현재는 AI 간 상호 작용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협업 방식을 탐색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 는 AI 에이전트들이 인간 사회의 조직 구조를 모방해 협업하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권위적인 리더 AI가 다른 AI를 이끄는 모델, 관료제 시스템을 도입한 모델, 혹은 각자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일하는 자율적 모델 등 다양한 조직 모델 중 어떤 방식이 최상의 성과를 내는지 비교하는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AI가 인간의 조직 운영 방식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일부 영역에서는 이를 능가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습니다.
 
김익재 소장
 
김지연 팀장
 
 김성룡 저는 개발 현장에서 AI 에이전트의 발전 속도를 빠르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MCP(Model Context Protocol)7)와 같은 표준 프로토콜을 통해 외부 환경과 다양한 도구가 AI와 긴밀히 결합하면서, 에이전트의 역량은 이제 개발자 수십 명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과거의 AI가 언어나 영상을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의 에이전트는 프런트엔드부터 백엔드, 설계와 리딩까지 아우르는 가상의 개발팀을 스스로 구성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개발자 한 명이 열 명의 몫을 해내고 있으며, 과거 6개월에서 1년씩 소요되던 개발 사이클이 이제는 단 며칠 단위로 단축되었습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가 메일 작성이나 코딩과 같은 작업을 넘어, 마케팅과 경영 영역까지 확장하는 모습을 보며, AI가 진정 '사람처럼 행동하는 지능'으로 진화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김성룡 대표

7) AI 애플리케이션(프런트엔드)과 외부 데이터 및 도구(백엔드)를 연결하기 위해 엔트로픽(Anthropic)이 공개한 오픈 소스 통신 표준(출처: 엔트로픽)
 

김건희 이러한 흐름이 사이버 공간을 넘어 3차원 물리 세계로 확장된 피지컬 AI 단계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AI가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와 결합하여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 작용하는 시스템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병훈 피지컬 AI는 인간의 구조에 비유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간을 머리와 몸으로 구분할 경우, AI는 인지와 판단을 담당하는 ‘머리’, 로봇이나 기계 장치는 물리적 수행을 담당하는 ‘몸’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두 요소가 결합된 피지컬 AI는 인간의 물리적 활동을 구현하거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김익재 피지컬 AI는 이제 막 본격적인 시작 단계에 있다고 봅니다. 디지털 작업 환경에서는 AI가 이미 혁신적인 효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현실 공간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이는 현실 공간을 이해하고 맥락에 맞게 행동하는 피지컬 AI의 핵심 역량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피지컬 AI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물리적 현상을 데이터화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람이 분다'는 현상이 나뭇가지를 부러뜨릴 정도인지 아니면 흔드는 정도인지 정확한 숫자로 규정해서 AI에게 학습시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몸으로 느끼는 감각을 AI가 배울 수 있는 데이터로 만드는 작업은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다양한 물리적 상호 작용을 정의하고 이를 표준화된 데이터셋으로 구축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것이 피지컬 AI가 실질적으로 확산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승환 피지컬 AI는 텍스트 기반 데이터가 풍부한 LLM과 달리, 현실 세계의 데이터가 부족해 직접 세상을 배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영상을 통한 학습, 실증단지에서의 대규모 로봇 학습, 혹은 VR 기기를 활용한 텔레오퍼레이션(teleoperation)8) 등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엔비디아(NVIDIA)의 ‘옴니버스(Omniverse)‘ 같은 가상 시뮬레이터와 '월드 모델'9)이 결합하며 학습 속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들이 연결되며 진화해 온 결과입니다. 또한, AI의 되먹임(feedback) 구조10)가 활용되면서, 피지컬 AI의 난제들도 빠르게 해결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인간의 손가락처럼 자연스러운 동작을 만드는 것이 난제로 여겨졌지만, 최근 로봇이 바느질하거나 사과를 잘 깎는 결과물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5> 산업용 로봇 시뮬레이션 및 디지털 트윈 환경
출처: 엔비디아

8) 원격으로 로봇을 조작하는 인간이 로봇에게 반복적인 작업을 시키거나 미리 프로그램된 행동을 시키는 것
9) AI가 실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에 따른 미래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하는 지능 체계
10) AI가 내놓은 결과가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다시 입력값으로 넣어 스스로를 끊임없이 수정하고 보완하는 순환 시스템

 
 
김지연 AI의 발전은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지능과 신체를 모두 갖춘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아틀라스'와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장 도입을 반대하는 사례에서 보듯, 24시간 쉬지 않고 작동하는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장에서도 점차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AI의 발전이 단순한 기술 수용의 문제를 넘어 노동시장과 고용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AI와 인간의 협업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한 제도적·사회적 대응이 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구분선
#3. 산업 동향과 한국의 전략
 
김건희 이제 AI 산업 동향과 우리나라 기업의 전략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수익화가 어려웠던 기존의 챗봇 형태의 LLM과 달리 AI 에이전트를 통해 AI 시장이 수익화 모델을 찾은 것 같습니다. 나아가 물리적 실체를 가진 로봇에 AI가 결합되며 노동 대체 가능성도 함께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주요 AI 기업들의 전략과 산업 전반의 동향에 대해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이승환 AI 산업은 크게 소프트웨어적인 부분과 인프라 같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그래픽 처리 장치인 GPU(Graphic Processing Unit)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이었습니다
11). 누가 GPU를 얼마나 확보했는지, 그 성능이 어떠한지 등 하드웨어 스펙에 집중했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이러한 스펙에 기반해 어떤 모델을 만들었는지가 주된 국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에이전트 개념과 피지컬 AI가 맞물리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영역이 통합된 생태계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에이전트는 작업 과정 중 엄청난 양의 토큰(token)12)을 소모하며, 이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인프라 전반의 재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엔비디아가 'AI 팩토리'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네트워크, 광케이블, 스토리지 등 과거에는 주목하지 않았던 하드웨어 영역들까지 소프트웨어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시스템 전체를 하나의 최적화된 생태계로 운영하려는 전략입니다. 특히 AI 모델의 학습보다 추론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 흐름에 맞춰 LPU(Language Processing Unit)13)라는 칩을 결합하는 등 하드웨어 전반이 소프트웨어 구동 환경에 밀착되고 있습니다.
이승환 실장


11) GPU는 ‘연산 능력(AI 학습)’ 측면에서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AI 반도체로, 미국의 엔비디아가 기술 선도 중(출처: KDB미래전략연구소)
12) 토큰은 인공지능이 문장을 인식하고 생성할 때 사용하는 글자 조각이나 단어 묶음 단위를 의미. 에이전트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과정이 복잡해질수록 사용하는 언어의 양과 연산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를 측정하는 핵심 척도
13) 미국 Groq가 개발한 LLM 추론 전용 AI 반도체로, GPU 대비 10배 이상 빠른 속도와 고효율을 제공

 

김익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되는 기술적 흐름은, 결과적으로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를 보유한 국가를 중심으로 AI 산업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현재 파운데이션 모델14) 경쟁은 글로벌 클라우드와 대규모 GPU 인프라를 확보한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국가 전략 차원에서 휴머노이드와 인프라, 자본을 정부 주도로 강력하게 투입하며 1~2년 사이에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데이터, 인프라, 자본 측면에서 동일한 방식의 경쟁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국가가 방향을 제시하고 민간이 민첩하게 대응하는 구조는 중요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림6> 지역별 주요 AI 모델 수, 2003–24(합계)
출처: Stanford HAI(2025), The AI Index Annual Report 2025
 

14)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광범위한 데이터로 학습되고(일반적으로 대규모 자기지도학습을 활용하며), 다양한 다운스트림 과업에 맞게 적응될 수 있는 모든 모델을 의미함(Bommasani et al. (2021), On the Opportunities and Risks of Foundation Models.).
 

김건희 국가의 방향 제시 역할과 관련하여 최근 가장 뜨거운 화두가 바로 '소버린 AI(Sovereign AI)15)'입니다. 일각에서는 챗GPT나 클로드처럼 이미 완성도 높은 모델이 있는데, 처음부터 직접 학습시키는 것이 인력 양성 외에 어떤 실익이 있느냐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직접 해보는 과정 자체의 가치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국가적 차원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최선인지, 이에 발맞춰 우리 기업들은 어떤 차별화된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15) 국가 또는 조직이 자체 인프라·데이터·모델·인재를 바탕으로 AI를 독립적으로 개발·배치·거버넌스할 수 있는 역량(McKinsey & Company, What is sovereign AI?).


박병훈 소버린 AI 전략에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것은 경제적 관점에서 비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는 절대 강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AI 기술이 전략 자산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AI가 가장 첨예하고 위협적으로 활용되는 분야는 단연 국방입니다. 최근 오픈AI와 앤트로픽 사이에서 벌어진 살상 무기 개입 관련 논란만 보더라도 AI 기술의 제어권이 어떻게 권력화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16) 과거 핵무기와 유사하게, 대형 언어 모델 또한 국가 간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최상위 경쟁이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16) 이도경, 「전장에 등장한 생성형 AI···오픈AI·앤트로픽 명암 갈렸다」, 『서울파이낸스』, 2026.3.6.
https://www.seoulfn.com/news/articleView.html?idxno=622841

 
이승환 최근 이란과 미국의 전쟁에서 AI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체감하고 있는 만큼, 소버린 AI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소버린 AI를 단순한 국산화 개념보다는 기술적 탄력성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우리 기술로만 만드는 '메이드 인 코리아'에 집착하기보다, 전 세계 선도 기업들이 내놓는 수많은 기술을 우리 것으로 어떻게 체화하고 재해석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최근 유니콘 기업인 커서 AI(Cursor AI)가 독자 모델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키미(Kimi) AI나 클로드(Claude)의 학습 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사례가 있었습니다.17) 이처럼 다양한 오픈 소스 모델과 상용 모델을 결합해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러한 적응 능력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

 

17) 이정우, 「몸값 44조 美유망 스타트업, '中모델' 사용 숨겼다가 들통」, 『한국경제』, 2026.3.23.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3230308g

 
김익재 정부가 'AI 3대 강국'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소버린 AI 지원이나 인력 양성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산업 혁신까지 이루어내려면, 수많은 강소 기업이 뒷받침되는 다층적인 AI 생태계를 구성하고, 위계 구조(hierarchy)를 정립하여 각 층위별로 명확한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방, 안보 그리고 국가 전략 산업 등 필수적인 분야는 소버린 AI 중심으로 지원하고, 법률·의료·도시·안전과 같은 세부 분야에서는 특화 모델을 만드는 강소 기업들이 실행 주체가 되어 성장하는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산업은 소수 대기업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경향이 있었으나, AI는 개인 단위의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 만큼 산업 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바탕으로 정부 주도의 전략 아래 민간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다층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핵심 전략입니다.
 
<그림7> AI 3대 강국을 위한 정부 전략
출처: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2025), 「대한민국 AI액션플랜」 추진방향
 
김지연 정부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에서 논의되는 AX(AI Transformation)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제조 AI'입니다. 현재 우리 제조업은 인력과 설비의 노후화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AI는 이를 타개하고 생산성을 혁신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제조 AI 2030 전략' 수립을 준비 중입니다. 실제 사례로 조선업계의 '보이는 조선소' 구축 노력을 들 수 있습니다. 첨단 AI 장비 도입과 공정 자동화를 위해 드론 촬영 등으로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며 기술 기반의 현장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데이터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나 촬영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노조를 중심으로 찬반 갈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정부는 이러한 현장의 우려를 조율하며 제조 AI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표2] 제조 AI 2030 전략(안)
번호 주요 추진 과제
1   제조 데이터 공동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 제도 정비 착수
2   로봇, 자동차, 전자 기계 등 제조 산업별 데이터 확보 및 표준화
3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생산 공정의 효율화
4   AI 팩토리 수출 산업화 등을 위한 서비스 혁신과 해외 진출 지원
출처: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2026),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

김성룡 조선소와 같은 제조 현장은 현재 한국인 노동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인력난과 고령화가 심각합니다. 이러한 노동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공정 자동화가 상당 부분 진행되었으며, 이제는 AI를 통해 실시간 상태를 분석하고 최적의 공정을 도출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앞서 언급된 '보이는 조선소'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18)으로 구현하여 완공 시점까지 정교하게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피지컬 AI가 조선소뿐만 아니라 공장, 중공업, 건설까지 인력난 문제를 겪는 산업 현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미 시스템이 고도화된 대형 업체들보다는 중소 규모의 제조 현장에 투입되어 현장 노동자들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보조하거나 대체함으로써 인력 결핍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김지연 팀장
 
김성룡 대표

18) 현실에 존재하는 객체(사물, 공간, 환경, 공정, 절차 등)를 컴퓨터상에 디지털 데이터 모델로 표현하여 똑같이 복제하고 실시간으로 서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한 것
 
이승환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군에 따라 AI 도입에 따른 변화의 속도와 양상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는 이미 큰 폭의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오픈클로(OpenClaw)19)’와 같이 다수의 에이전트가 상호 작용하는 환경이 비전공자도 개인 PC에서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1인 창업이나 소규모 비즈니스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반면 금융·방산과 같이 안전성과 비용 문제가 중요한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한 산업은 도입에 제약이 많습니다. 내부 보안 지침, 정책적 규제, 사후 감사 등 제도적 요인으로 인해 에이전트에 시스템 연동이나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산업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으며, 조직 차원의 추진 동력이 있더라도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어 소극적인 대응에 머무는 곳이 많습니다. 이 격차를 자연스럽게 줄이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현재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19) 오픈클로는 사용자의 자체 기기에서 실행되는 개인용 AI 비서를 말함(https://github.com/openclaw/openclaw?utm_source=chatgpt.com).
 
박병훈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엔비디아에 비해 후발 주자임에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고, 리벨리온(Rebellions)이나 퓨리오사AI(FuriosaAI) 같은 NPU(Neural Processing Unit)20) 분야의 신흥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향후 산업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아쉬운 지점은 '미들웨어(Middleware)21)' 부분입니다. 과거 휴대폰 앱들이 중복되는 하드웨어 제어 코드를 합치며 효율을 찾았듯, AX 시대에도 기술을 각 조직의 목적에 맞게 최적화하는 미들웨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재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돕는 미들웨어의 글로벌 강자는 미국의 팔란티어(Palantir)입니다. 하지만 팔란티어 같은 외산 사스(Software as a Service, SaaS) 시스템22)에 데이터를 의존할 경우, 데이터 주권 측면에서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데이터를 보호하면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독자적인 소버린 AI 미들웨어를 구축하는 것이 한국 AI 산업의 자생력을 갖추는 데 매우 시급한 과제입니다.

20) 인공 신경망 알고리즘의 연산을 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개발한 장치로 수천 개 이상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대규모 병렬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음.
21) 주로 상하 관계나 동종 관계로 구분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매개 역할을 하거나 프레임워크 역할을 하는 일련의 중간 계층 프로그램
22)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개인이나 기업이 컴퓨팅 소프트웨어를 필요한 만큼 가져가 쓸 수 있게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사업 체계


김성룡 산업 현장의 요구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이나 월드 모델만으로 모든 영역을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도메인 특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강소 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는 미들웨어 필요성과도 연결됩니다. 특히 에이전틱 AI의 발전에 따라, 이제는 AI가 필요한 미들웨어를 스스로 구축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예를 들어, 식당 예약을 지시했을 때 온라인 예약이 불가능하면 에이전트가 직접 음성을 생성해 전화를 걸어 예약을 완결하거나, 특정 서비스가 없으면 웹이나 모바일 사이트를 직접 제작해 연결해 버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현장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보다 민첩한 강소 기업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인공지능 생태계의 경쟁력은 이러한 기업들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구분선
#4. 도전 과제
  

김건희 이어지는 주제는 AI 확산에 따른 도전 과제입니다. 이는 기술적 한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서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과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신뢰와 보안,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23) 문제부터, AI 발전의 혜택이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포용적 AI와 접근성의 문제, 그리고 에너지와 비용 측면의 지속 가능한 AI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하고자 합니다. 이에 대한 기술적인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지 구체적인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23) 인공지능 학습 모델이 실재하지 않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제시하는 현상

김익재  AI의 위험 요소는 모델의 신뢰성, 콘텐츠의 신뢰성, 그리고 시스템 보안 문제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모델 신뢰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할루시네이션이나 편향성 문제가 존재합니다. 특히 '애드버서리얼 어택(Adversarial Attack)24)'이라 불리는 적대적 공격에 대한 취약성도 주요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둘째는 콘텐츠 신뢰성입니다. 딥페이크 기술이 보이스를 넘어 영상 조작으로 확장되며 위협 수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는 고도의 탐지 기술 보완이 시급합니다. 마지막으로 시스템 보안 문제입니다. 최근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하면서, 허용되지 않은 영역까지 접근하는 보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한 AI 활용을 위한 기술적 보완은 물론, 표준화나 'AI 오디티(AI Audit)25)’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24) 인공지능 시스템이 의도하지 않은 잘못된 판단이나 동작을 수행하도록 입력 데이터, 학습 데이터 또는 모델 자체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공격 기법
25) 인공지능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되고, 학습되며, 배포되는지에 대한 구조적이고 증거 기반의 조사를 의미함(출처: IBM).

 
이승환 AI 분야에서는 성과와 별개로 내부 과정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blackbox)’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데,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프로젝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모델 중에는 주행 중 왜 좌회전을 했는지, 왜 가속을 했는지 스스로 판단 근거를 설명하는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기존의 블랙박스 영역에 있던 로직을 밖으로 끌어올려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게 한 것이죠. 이러한 '설명 가능한 AI'는 기술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빠르게 제도화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특히 피지컬 AI 시대의 안전성 문제는 더욱 복합적입니다. AI는 올바른 판단을 내렸더라도 하드웨어 결함으로 인해 결과값이 잘못 구현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과 물리적 실체가 상호 작용하며 발생하는 이러한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김성룡 윤리적 관점에서 '인간은 어떻게 도덕적으로 행동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됩니다. 인간의 뇌 한편에서 "이것은 하면 안 돼"라고 스스로 행동을 판단하고 제어하는 기제를 갖추고 있듯, AI의 의사결정을 통제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단일한 AI 모델 하나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나 규범을 바탕으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또 다른 AI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마치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에서 공동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도덕의 기초가 되듯, 우리 사회의 합의가 정해진다면 이를 기반으로 규범 전담 AI가 월드 모델이나 범용 AI를 실질적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병훈 저는 활용 측면에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우리가 LLM을 다룰 때, 기초 학습 모델에 우리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키는 '파인 튜닝(fine tuning)'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정보를 모델의 내부 기억 속에 학습시키는 방식은 최신 정보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기억의 왜곡을 일으키기 때문에 할루시네이션을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할루시네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패러다임은 AI가 답변을 직접 '만드는' 방식에서 검증된 정보를 '찾아서' 주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질문을 받으면 데이터를 검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원천 데이터 자체에 오류가 존재할 경우 여전히 할루시네이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에는 보다 목적 지향적인 방식으로 접근 범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가령 기업이 특정 시점의 메모리 수요를 예측하고자 할 때, 외부 요건과 내부 통계 데이터를 온톨로지(ontology)26)화하여 그 기반 위에서 답변하게 만드는 것이죠. 이처럼 RAG를 넘어 OAG(Ontology-Augmented Generation), GAG(Graph-Augmented Generation) 등으로 확장되는, 이른바 XAG(eXtended-Augmented Generation)의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이미 고도화된 거대 모델에 양질의 데이터를 결합해, 우리가 정말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핏(fit)'하게 답변하도록 만드는 것이 AI를 지속 가능하게 활용하기 위한 핵심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표3] 증강 생성 기술
구분 정의
RAG(검색 증강 생성) 질문과 관련된 문서를 외부 데이터베이스에서 실시간으로 검색한 뒤, 그 내용을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기술
OAG(온톨로지 증강 생성) 문서 검색을 넘어, 데이터 간의 계층 구조와 논리적 관계를 정의한 온톨로지를 활용하여 답변을 생성하는 방식
GAG(그래프 증강 생성) 데이터를 지식 그래프 형태로 구축하여, 정보 간의 연결 고리와 맥락을 추적하며 답변을 생성하는 기술
XAG(확장형 증강 생성) RAG, OAG, GAG 등 다양한 증강 생성 기술을 결합하거나, 검색 범위를 멀티모달 및 외부 도구(API) 활용까지 확장한 통합적 접근 방식
출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정보통신용어사전

26) 온톨로지란 존재하는 사물과 사물 간의 관계 및 여러 개념을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하는 것

김성룡 박병훈 대표님 말씀에 조금만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할루시네이션이 왜 일어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AI가 학습하지 않은 데이터임에도 0.1%의 관련성만 있으면 억지로 결과물을 끌어내려 해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온톨로지나 그래프 데이터가 이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지식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인공 신경망 안에서 연관성이 낮은 경로를 잘라내고 차단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원천 기술 차원에서 할루시네이션을 억제하는 방향으로의 확장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편, 전력 문제는 최적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인공신경망의 상당 부분은 실제 연산에 활용되지 않고 있어, 핵심만 유지하는 경량화 전략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모델 규모를 줄이는 접근과 함께, 데이터 기반 최적화를 통한 효율성 확보가 필요합니다.
 
김익재 지속 가능한 AI 구현을 위해서는 전력 문제와 환경 문제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국가 차원의 소버린 AI를 위해 대용량 GPU 서버를 구동하는 것이 필수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피지컬 AI 시대로 넘어가면서 저전력 NPU(Neural Processing Unit)
27)와 같은 효율적인 구조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의 저전력화뿐 아니라 데이터 활용을 통한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파라미터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모델이라도 충분한 최적화를 거친다면 저전력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대 모델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고유한 기술과 최적화 전략으로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실리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익재 소장

27) 초소형 연산 처리 장치로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중앙 처리 장치(CPU)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됨.

 
김건희 지금까지 기술적·산업적 측면에서의 도전 과제들을 폭넓게 짚어보았습니다. 하지만 AI가 우리 사회에 온전히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넘어선 정부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과 정책적 지향점도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요. 현재 정부에서 구상 중인 AI 시대의 청사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주요 과제들은 무엇인지 김지연 팀장님께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지연 포용적 AI와 관련하여, 현재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의 행동계획 안에는 ‘AI 기본 사회 실현’이라는 과제가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특히 돌봄이나 복지 분야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AI 활용 및 접근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과제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그중 하나로 ‘복지 행정의 탈신청주의’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현재는 교육 급여나 기초연금 등 각종 수당을 받기 위해 개인이 직접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거나 복잡한 온라인 인증 과정을 거쳐 신청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AI 기본 사회를 누리기 위해서는 AI가 국민의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적 지위 데이터를 학습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대신해 자동으로 신청해 주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물론 기술적 구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복지 관련 주관 법령의 시급한 개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도 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으며, 실제 행동계획 안에도 이러한 의지를 명시해 둔 상태입니다.
 
김성룡 팀장님께서 말씀하신 법령 개정은 정말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고령자 대상 로보틱스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도 데이터 활용과 관련된 법적 제약이 주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화된 데이터 활용 범위와 책임 문제로 인해 서비스 구현에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현재 요양 현장은 대부분 외국인 인력에 의존하고 있어 품질 유지가 어렵고, 그마저도 요양 시설의 인력 부족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사회적 취약계층이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반드시 먼저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승환 김성룡 대표님께서 말씀대로 현장의 규제 장벽이 높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다만 향후 도전 과제는 추상적 논의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 문제 해결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공공 영역에서는 재난 대응이나 안전 관리처럼 사회적으로 시급한 과제들에 대해 구체성을 가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습 침수 구역이나 화재 위험 지역을 특정하여 모든 AI 기술을 총동원하고, 명확한 핵심 성과 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KPI)를 설정해 단계별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문제 정의 중심'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재난 발생 시 로봇이 즉석에서 임시 주거지를 짓거나, 소방관 대신 위험한 현장에 투입되어 인명을 구하는 솔루션처럼 문제를 더욱 날카롭게 구체화해야 합니다. 이렇게 공공이 앞장서서 성공 사례를 만들고 경과를 입증해 나간다면, 앞서 언급된 규제나 법령 개정의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사회적 공감대를 얻게 될 것입니다.
 
구분선
#5. 미래 일자리와 교육

김건희 현재 AI는 컴퓨터공학 학부 수준의 전공 질문에 대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답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식 전달 중심의 교육 방식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기존의 방식이 유지되고 있으며, 학생들은 미래 일자리에 대해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처럼 일자리와 교육의 변화는 매우 당면하고 근접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논의만 무성할 뿐 실질적인 변화나 조치에 대한 체감은 적습니다. 이처럼 AI가 변화시킬 미래 일자리와 인간의 역할에 대해 전문가분들의 생각이 많으실 텐데요, 관련하여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이승환 산업 안에서 AI 에이전트로 인한 변화에 격차가 있는 것처럼, 각각의 직무에 미치는 영향도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앞서 말씀하신 소프트웨어 인재입니다.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 직군도 이미 그 영향권에 들어갔고, 국민은행 콜센터 사례
28)처럼 이미 우리 사회에 명확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영역들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직무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직무 전환과 재교육을 통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하던 운전을 로봇이 대신하면, 그 사람에게 로봇 수리 기술을 가르쳐서 직무를 전환해 주는 아마존의 접근 같은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다만 이러한 전환을 위해서는 교육 프로그램과 재원 마련이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8> 디지털 기술이 직무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
출처: 한국고용정보원(2024), 디지털 기반 기술혁신과 인력수요 구조 변화

28) 정광연, [AI, 일자리 리셋] AI가 상담하니...은행 콜센터 3년간 400명 일자리 잃어, 뉴스핌,
2026.1.19.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116000304

 
김성룡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이른바 '코더(Coder)'들은 직무 변화를 빠르게 느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를 습득해 즉시 업무에 투입되는 형태의 교육이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프로그래밍 언어 자체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결국 교육 커리큘럼이 AI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AI를 써보면 ‘AI가 정말 아키텍처 설계까지 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막상 역할을 부여하면 사람보다 더 잘 해냅니다. 이미 코딩 역량은 인간을 뛰어넘었고, 그 상위 단계인 설계와 디자인 영역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교육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전체적인 커리큘럼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김익재 다른 한편으로 AI 발전은 인간이 반복적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본질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천자문만 알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었지만, 산업혁명 이후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했고 삶은 힘겨워졌습니다. 분업화로 인해 옆집 이웃과 인사도 나누지 않는 삭막한 사회가 되었죠. 이제는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AI와 로봇이 대체하면서, 사람이 사람의 본질에 집중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도와주는 사회로 가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 일은 AI가 해줄 거야’라는 믿음과 함께 양보하는 미덕을 기를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교육과 사회 구조를 재편할 기회로 볼 수 있으며, 특히 인구 감소 문제를 고려할 때 긍정적 측면도 존재합니다.

김건희 김익재 소장님 말씀처럼 AI가 인간을 단순 반복적인 일에서 해방시켜 줄 기회라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낙관이 현실이 되려면, 앞서 언급된 일자리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로가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AI를 유능한 비서로 두고, 인간다운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재의 기준'은 무엇이며, 이러한 인재들이 산업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및 정책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익재 향후 교육은 지식의 양적 축적보다 문제 정의 역량을 중심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습니다. 시험 직전에 집중적으로 암기하고 이후 활용되지 않는 학습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사라질 직업에 대한 우려보다, 새롭게 등장할 직무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조리 로봇이 도입된 현장에서는 조리 자체보다 로봇 관리와 유지보수 업무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인간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박병훈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환경에서 요구되는 인재 유형으로 '전주기 엔지니어(Full-stack Engineer)'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전주기 엔지니어는 목표 설정부터 데이터 수집, 전처리, 분석 및 시각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의미합니다. 특히 이러한 과정은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기보다, AI 도구를 활용한 협업을 통해 수행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저희 회사에는 팀장 1인으로 구성된 조직이 있으며, 해당 조직은 10명 규모의 팀보다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 팀장의 요구는 단 하나, AI 도구를 제한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향후 소프트웨어 인재는 AI를 활용해 프로젝트 전 과정을 관리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승환 역량의 재정의와 입시 제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팔란티어의 인재 선발 방식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해당 기업은 학력보다 문제 정의 능력과 의사결정 역량을 중시하며, 이를 기준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이버전트(Divergent)’ 인재 채용은 기존 평가 기준과는 다른 접근을 보여줍니다. 팔란티어는 ADHD 등 특정 군이 가진, 일반인을 초월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실질적인 역량으로 보고 채용합니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중시해 온 수능 점수나 시험 능력과는 완전히 다른, 역량에 대한 재정의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과거 인터넷 시대에는 교실이나 선생님의 역할에 큰 변화가 없었음에도, 입시 제도와 맞물린 교육 기업들이 큰 수혜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AI 시대에는 양상이 다릅니다. AI 기반 학습 환경에서는 학습자의 수준에 맞춰 질문을 생성하고 학습을 유도하는 개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범용 모델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상황에서, 별도의 맞춤형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입시 중심 문제 풀이 방식이 지속 가능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병훈 대표
 
이승환 실장

박병훈 정부 차원의 실행 방안으로, 정부가 매년 연말 차 년도 사업에 대해 진행하는 '수요 예보29)'를 교육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발표될 수요 예보를 기반으로 정부 교육 프로그램의 커리큘럼을 짜는 것입니다. 교육생들이 실제 정부 사업 주제를 미리 과제로 풀어보게 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 본 인재들이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회사나 조직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죠. 현재 공공 과제나 사업의 90% 이상이 AI 에이전트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무 중심의 교육을 통해 전주기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이들이 현장에서 직접 DX, AX, AI 에이전트 구축에 참여한다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곧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9) 공공SW사업 수요를 조사ㆍ발표하여 정부의 정보화 정책 수립 기초자료로 제공하고, SW기업 마케팅 활동과 경영전략 수립을 지원(출처: SW산업정보종합시스템 홈페이지)

이승환 AI는 기존 기술에 비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기본 사회’라는 컨셉 안에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춘 구체적인 안들이 수립되고 실행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재원을 위한 기금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재원 확보와 사회적 비용 분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로봇세나 데이터세와 같은 정책적 대안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데이터를 가져다 쓰는 AI로 막대한 돈을 버는 기업들이 있는 만큼, 사회적 비용을 분담하기 위한 여러 대안을 고민해 봐야 합니다. 회계사 문제만 보더라도, 공공에서 정원을 정해 배출한 인력이 직무 적합성 상 자동화에 더 노출되어 갈 곳이 없어진다면 큰 문제입니다. 자동화로 인해 특정 직무가 축소되는 경우, 해당 인력의 전환 경로를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현실적 대응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김지연 이 주제는 위원회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과제입니다. 지난 3월에도 세 차례에 걸쳐 ‘AI와 일자리’ 관련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직업을 직무 단위로 세분화해보면, 정형화되고 프로세스가 뚜렷한 과제들은 AI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이 더 창의적이고 고차원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지만 주니어급 신규 채용 일자리가 감축되고 고용 시장이 경직되면서, 신입 직원들이 역량을 쌓고 경험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정부와 각계가 시급히 도와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저희 위원회는 고용노동부를 주축으로 관계 부처와 협력하여 올해 2분기까지 ‘AI 시대의 일자리 변화 대응과 고용안정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에는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고용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축이 포함됩니다.

1. AI 역량 강화
중소기업 AI 도입을 위한 연계 훈련을 포함하여, 노동시장의 구직자와 재직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습니다.

2. 비정형 근로자 보호
플랫폼 노동자나 프리랜서 등 비정형적 근로자를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공정한 알고리즘 기준 마련과 근로자의 정보 접근권 보장 방안을 수립하겠습니다.

3. 맞춤형 전환 지원
AI 대체 위험이 큰 고위험군 직종별로 맞춤형 직무 전환 지원 제도와 실업 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을 핵심 축으로 삼아 종합대책을 수립하도록 권고한 상황입니다.

 
 
 
구분선
#6. 결론 및 제언
 
김건희 이제 대담을 마무리하며, AI와 공존해야 하는 전환의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기업, 그리고 정부가 주목해야 할 핵심 키워드나 제언이 있다면 무엇인지 여쭙고자 합니다. 미처 전하지 못한 의견이나 당부를 포함해 간략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성룡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만, 결국 미래에는 '철학적 인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는 AI가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기술 그 위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윤리적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통제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전공 분야와 관계없이 인문학적 소양을 함께 갖출 수 있는 교육 체계가 필요합니다. 1~2년 전 뜨거웠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담론이 지금은 잦아든 것처럼, 세상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과거 천자문이 시와 철학, 기술 연구의 기초가 되었듯, 우리도 에이전틱 AI를 적극 활용하되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을 지켜나가는 고민을 계속해야 합니다.
 

박병훈 우리나라는 원천 기술 측면에서는 다소 후발 주자일 수 있으나, 활용 측면에서는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역량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AI 활용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익재 AI의 도래를 경쟁이나 대체의 관점이 아니라, 내 능력을 증강시키는 계기로 바라보는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능력입니다. 이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으며,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승환 개인의 역량은 이제 정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에 의해 평가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픈AI가 'AI 사이언티스트'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이제 과학 연구의 전 주기도 시뮬레이션과 피지컬 연동 기반으로 완전히 바뀔 것입니다. 변화하는 환경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자신의 문제로 귀결시켜 스스로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김지연 기술과 사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AI와 경쟁하기보다, AI를 잘 활용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판단과 책임, 창의성, 공감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을 수립하겠습니다.
 
김건희 참 혼란하면서도 역동적인 시대입니다. 대학에서도 프로그래밍 교육의 방향을 두고 교수님들마다 의견이 갈릴 정도로 정답이 없는 상태입니다. 누군가는 도구 활용을, 누군가는 오히려 아주 기초적인 로우 레벨 시스템 이해를 강조하죠. 하지만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소장님 말씀처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이 변화는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입니다.
 
 
 
(왼쪽부터) 김성룡 대표, 김건희 교수(좌장), 김익재 소장, 김지연 팀장, 이승환 실장, 박병훈 대표
 
 
   * 전문가 좌담회의 내용은 참석자 개인의 의견으로, KDI 및 각 참석자 소속기관의 공식 견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 내용을 보도하거나 인용할 경우에는 참석자명을 반드시 표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본 좌담회에 사용된 용어 정의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정보통신용어사전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정리 | 서휘원 KDI 전문연구원
 
 
♦ 참고: 전문가 약력 ♦ 

김건희 (좌장)
  •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교수
  • •  ㈜리플에이아이(RippleAI) 창업자 겸 대표
  • •  (前) 디즈니 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 •  (前)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센터 연구원

김성룡
•  클로아이(CloAI) 대표
•  Agentic AI Alliance 회원
•  (前) 소프트온넷(주) 부장

김익재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 소장
•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AI-로봇 전공 교원
• 한국컴퓨터비전학회(KCVS) 이사

김지연
•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AI인재양성지원팀장

박병훈
•  티쓰리큐㈜ 대표이사
•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지역TF 위원
•  (前) 삼성SDS SW Architect

이승환
•  경기연구원 AI연구실장
•  (前)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  (前)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  (前)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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