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칼럼
시평추경이 ‘경기 마중물’로서 효과 발휘하려면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2016년 09월호

정부는 지난 7월 26일 총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추경은 이미 확정된 예산에 변경을 가할 필요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편성돼야 하므로 「국가재정법」은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을 추경의 편성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원래 정부는 올해 추경을 부정하다가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부 지역의 고용대란과 급격한 경기하강을 막기 위해 추경을 긴급 편성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경제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라는‘내우’에 브렉시트라는 초대형 ‘외환’이 덮친 상황이다. 특히 성장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의 지속적인 동반 부진 등으로 한국은행은 201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계속해서 하향 조정해 2.7%까지 내렸고, 대부분의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2%대 초반을 전망하고 있다. 또한 조선업체가 밀집한 7월 울산광역시 실업률은 전년동월 대비 1.2% 상승한 3.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이어 경상남도가 1.0% 증가한 3.6%를 기록해 향후 구조조정에 따라 이들 지역의 고용대란이 본격화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도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과 일자리 지원을 최우선으로 두고 편성했다고 밝혔듯이, 경기침체나 대량실업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 보고 추경안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추경 편성요건으로 어느 수준의 경제성장률 하락을 ‘경기침체’로 볼 것인지, 특정 지역이나 업종의 실업증가를 ‘대량실업’으로 해석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현재의 대내외 경제상황을 보면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가 뒤늦게나마 추경안을 편성, 제출한 것은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추경 편성내용을 보면 정부가 주장하듯이 국채 발행 없는 추경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일자리를 확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 실제로 달성될지는 의구심이 든다.


올해 추경의 총규모 11조원 중에서 1조2천억원은 국채를 갚는 데 쓰고 지방재정 보강에 3조7천억원을 편성했다. 나머지는 구조조정 지원에 1조9천억원, 일자리 창출 및 민생안정에 1조9천억원, 지역경제 활성화에 2조3천억원으로 실제 투입되는 세출은 6조1천억원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 구조조정 부문 1조9천억원을 제외한 4조2천억원이 순수하게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처럼 경기부양에 들어갈 돈이다. 이것은 국내총생산(GDP)의 0.3%에도 못 미치는 지출로서 경기가 되살아나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 면도 있지만, 이마저도 대부분이 추경 요건인 대량실업과 직접 관계가 없는 사업들로 채워졌다. 더군다나 구조조정 지원과 관련해서도 국책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1조4천억원을 출자하고 중소기업 보증·보험 확대에 4천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구조조정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추경 편성의 규모와 내용 면에서의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추경이 경기 ‘마중물’로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추경이 뒤늦게나마 어렵게 국회에서 통과되었으므로 정부는 추경을 신속하게 집행하되 이번 추경으로 경기도 살리고 동시에 구조조정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무리한 의욕을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 추경을 통해서는 경기침체나 대량실업에 대비한 경기부양에 우선순위를 두고, 대신 저성장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세우는 것과 함께 당면한 산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