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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리더의 격나를 밀어내는 사람이 커리어의 숨은 은인일 수 있다
신수정 『커넥팅』, 『거인의 리더십』 저자 2025년 11월호


얼마 전 한 분이 찾아왔다. 그는 10년 넘게 한 글로벌 기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즐겁게 일해 왔다고 했다. 그런데 외부에서 상사가 새로 부임하면서 평온이 깨졌다. 상사는 냉랭했고 피드백은 부정적이었다. 그에게 다가가려 노력했지만 관계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이직을 고민하며 주위를 돌아봤고, 뜻밖에 새로운 기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기회를 잡아 이직했고, 예상치 못한 커리어 전환이 이뤄졌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여러 상사와 좋은 호흡으로 늘 성과를 인정받으며 일했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40대에 처음으로 커리어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가슴이 뛰고 흥분이 느껴집니다. 이런 상황이 없었다면 관성적으로 현실에 만족하며 일했을 겁니다.”

나 또한 비슷한 경험이 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은 듣지 않고 자기편과 아닌 쪽을 확실히 구분하는 상사들이 있었다. 다가가려 해도 잘 풀리지 않았고, 개인 성향상 더 이상 눈치 보기도 싫었다. 결국 커리어를 전환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들께 감사한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커리어에 대한 깊은 고민도, 새로운 도전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덕분에 그런 유형의 상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경험했고, 정치를 과도하게 싫어하는 나의 성향도 조금은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반대로, 인내하며 버텨낸 사람도 있다. 한 지인은 까다로운 상사와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면서 스스로를 단련했다. 처음에는 상사의 예민한 피드백이 괴로웠지만, 시간이 흐르며 상사가 ‘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집요하게 결과를 요구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후 개인 감정을 조절하고, 피드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필요한 부분만 취해 개선하는 법을 훈련했다. 그렇게 그는 흔들리지 않는 멘털과 냉정한 자기 점검 습관을 얻었고, 지금은 회사 내에서 누구보다 안정감 있고 신뢰받는 리더가 됐다. 이처럼 때로는 버팀과 적응이 새로운 기회만큼 값진 성장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넬슨 만델라는 27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그의 곁에는 항상 그를 가혹하게 대하는 간수 세 명이 있었다. 대통령이 된 후 만델라는 그들을 초청했다.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젊었을 때 나는 성격이 급하고 거칠었습니다. 옥중에서 감정을 억제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다면 결국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이 세 분 덕분에 나는 고통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법을 터득했고, 나와는 다른 사람과도 대화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대만 작가 장징푸는 말한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하나는 우리를 이끌어주는 사람, 또 하나는 우리를 뒤로 미는 사람. 우리는 자신을 이끌어주는 사람들만 은인이라 생각하지만, 두 부류 모두에게 감사해야 한다. 뒤로 미는 이들이 만드는 좌절을 넘어설 때, 우리는 더 강해지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지금 당신 곁에 괴롭고 껄끄러운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만델라의 교훈을 기억하라. 그저 끙끙 앓으며 자신을 책망하거나 절망의 골짜기에 빠져 헤매지 마라. 상대를 피하지 말고 멘털을 잡고 솔직한 소통을 시도하거나, 인내하며 그 상황을 넘어라. 이것도 아니면 과감히 대안을 찾아 떠나라. 지나고 보면 바로 그 사람이야말로 당신을 성장시킨 숨은 은인일 수 있다. 불편한 만남이 오히려 당신의 커리어를 열어주는 뜻밖의 선물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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