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화 추세 속에 지구촌 경제에는 개방화와 지식정보화의 물결이 급격하게 밀려오고 있다. 이러한 급변하는 세계경제 환경에서 개개인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 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갖추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경제교육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학계 · 교육계 · 기업계 등을 중심으로 경제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 우리의 현실은 이러한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고교생들 시장경제 이해 ‘낙제점’
지난 1월 21일 재정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3회 전국 고교생 경제경시대회 결과를 보면, 응시학생 3천명의 평균 점수가 44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시대회 참가자들은 경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비교적 높은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을 볼 때, 일반학생들의 경우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을 것이라는 점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초래된 것은, 우선 교과서 내용이 추상적이고 어렵게 되어 있는 데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도 교사들의 전문성 부족, 학습 프로그램 부족 등으로 인해 경제교육이 충실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내 경제교육의 경우 정규과정 이외에도 제도상으로는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교사들의 전문성 부족, 학습 프로그램의 미비 등으로 인해 시험을 대비한 보충학습에 주로 충당되는 등 대부분의 학교에서 경제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의 경우에도 일회성 강의 중심의 교육이 대부분이어서 효과가 미미하고, 표준화된 강의자료가 부족해서 교육내용이 수요자보다는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 위주로 편향되는 등 전문성과 중립성을 갖춘 체계적인 경제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간 정부는 2004년 9월부터 ‘민 · 관 합동 경제교육 실무협의회’를 운영하여 왔으나, 실무기능을 담당할 사무국 기능이 없어 체계적인 경제교육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지방 단위의 경제교육 시스템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경제교육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제교육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학교와 민간 부문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학생 · 교사 · 일반인 대상 경제교육을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해 ‘경제교육 종합 개선대책’을 마련 ·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 KDI · 민간단체 ‘경제교육협의회’ 구성
경제교육 종합개선 대책은 4개 분야, 8개 과제의 중점 추진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첫째, 그간 경제교육 관련 기관들의 협조체제가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제교육협의회’를 구성하고, 조정 기능을 강화하여 경제교육기관 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협의회에는 재정경제부 · 교육인적자원부 · 산업자원부 · 통계청 · 한국은행 · 한국개발연구원 · 금융감독원 · 경제5단체 · 증권협의회 ·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 JA Korea · 한국소비자보호원 · 한국언론재단 · 신용회복위원회 등 18개 기관이 참여하며, 경제교육에 관한 중요 사항을 논의하고 조정하게 될 것이다.
경제교육은 각 기관별로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협의회 참여 기관들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주요 사업을 발굴 · 추진해 나가게 된다.
둘째, 기존 ‘KDI 경제정보센터’의 경제교육 기능을 강화하여 가칭 ‘KDI 경제교육연구소’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KDI 경제정보센터는 지난 1989년 국민경제제도연구원으로 발족되어, 1991년 KDI 부설 국민경제교육연구소가 되었다가 1998년 경제정보센터로 축소되면서 경제교육 기능이 위축되어 왔는데, 경제교육연구소로 확대 개편되어 새로이 구성되는 ‘경제교육협의회’의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아울러 연구소는 서울 · 경기 · 강원 지역의 경제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도 동시에 수행하게 될 것이다.
셋째, 지방에 대한 경제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광역권역별로 대전 · 광주 · 대구 · 부산 등 4개 지역의 지방대학 또는 지역발전 연구원 내에 ‘지역 경제교육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공모심사를 거쳐 지역 경제교육센터를 선정할 예정인데, 4월 중 공모 신청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작성 · 공고하고 5월 중 공모 신청 접수, 심사를 거쳐 센터를 지정하고, 6월 말까지 교육 프로그램 확정 및 강사를 확보토록 할 계획이다.
지역 경제교육센터는 주로 해당 지역 내 교사, 지방 공무원, 농수축협 직원, 지역 여론주도층, 상공인, 군 · 경찰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되, 센터 프로그램 운영비 및 강사비용 등의 일부는 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과정’ 개편 · 포털 사이트 구축
넷째, 경제교육협의회 참여기관 간에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먼저 학생과 교사들이 창의재량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 보급할 예정이다. 창의재량활동 시간은 연간으로 초등학교에 68시간, 중학교에 34시간, 고등학교 1학년에 34시간이 배정되어 있는데, 이 시간들을 경제교육에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부족한 정규 경제교과시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내용은 금전관리, 신용관리, 소비와 저축, 일과 직업의 세계, 사이버 거래, 창업, 모의주식투자 등으로 주제를 세분화하되, 체험 · 실습 위주로 구성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학년별로 제작하되, 교사용 지도서와 학습자용 수업자료를 각각 개발하여 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원리 이해에 꼭 필요한 표준적인 교육내용을 개발하여 민간기관들의 경제교육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다.
교육 내용은 학교경제교육 내용을 규정하는 ‘교육과정’과는 차별화될 수 있도록 실생활과 관련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개발된 표준내용은 지역 경제교육센터 등의 경제교육 프로그램에 우선 적용토록 할 계획이다.
한편, 재정경제부 · 한국은행 · 한국개발연구원 등 3개 기관은 공동으로 2005년 12월부터 경제분야 ‘교육과정’ 개편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교육의 목표, 내용과 방법, 평가제도, 운영 등에 관한 표준지침으로서 ‘교육의 기본설계도’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교과서를 개편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에 개편 시안을 도출하여 교육인적자원부와 협의를 통해 ‘교육과정’ 개편작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경제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도 구축할 것이다. 특히 경제교육 관련 교재, 강의자료, 동영상 자료, 관련 정보 등을 일괄 검색할 수 있는 경제교육 포털 사이트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경제교육 관련 기관들이 개발한 각종 자료 및 정보를 ‘KDI 경제교육연구소’에 집중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어린이 · 학생 · 교사 · 일반인 등 수요자 중심으로 자료를 재구성하며, 각 기관의 경제교육 관련 사이트를 모두 연계, 원활한 정보검색이 가능케 함으로써 이용자의 편의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개별 교육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강사인력 정보를 직능 · 전문 분야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강사 풀(pool)을 구축하고, 이를 통한 강사 관련 정보제공을 통해 개별 교육기관이 우수한 강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소년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턴 형태의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모집인원 · 인턴기간 등은 참여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하되 대상자들에 대해 공동으로 경제교육을 실시하고, 이론 학습 외에도 실제 현장경제를 체험할 수 있는 체계적인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다.
예를 들면,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재정경제부, 금융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등을 찾아가서 직접 담당자로부터 설명을 듣게 하고, 민간기업의 생산현장도 견학하도록 한다는 것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상반기 중 경제교육 제도적 기반 마련
이번 개선방안이 내실 있게 추진된다면 우리나라 경제교육에 많은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경제교육협의회가 구성되고, KDI 경제정보센터 기능의 확대로 사무국 기능이 보강되면 경제교육 관련 기관 간의 원활한 협조체제가 구축될 것이다. 아울러 지역 경제교육센터가 신설되면 그간 경제교육에서 소외되어 있던 지방의 경제교육 대상자들이 많은 혜택을 입게 될 것이다.
또한 창의재량시간에 활용 가능한 표준적인 경제교육 프로그램이 개발 · 보급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표준교재가 개발 · 보급되면 학생들과 일반국민들이 경제개념을 이해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경제교육기관 간 공동 포털 사이트와 강사인력 풀(pool) 관리 제도도 경제교육 기관과 수강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경제 분야 ‘교육과정’ 개편작업이 마무리되면 초 · 중 · 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할 경제교육의 방향 및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힐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에 이와 같이 경제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하반기부터는 경제교육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KDI 경제정보센터의 기능 확대와 지역 경제교육센터 신설 등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재정지원이 필요한데, 경제교육을 조기에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에는 우선 경제교육 관련 용역비 등 이미 배정된 예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내년 이후에는 경제교육예산에 반영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제교육협의회의 공동사업은 프로젝트별로 경제교육 관련 기관들의 자율적 참여를 원칙으로 하되, 각 기관이 협의하여 일정 금액을 분담토록 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급변하는 경제 현실 속에서 우리 국민에게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심어 주고, 개개인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및 경제활동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경제교육의 중요성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경제교육의 효과는 단기간에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비로소 근본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경제교육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개선방안을 체계적으로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