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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08년 한국경제 전망5% 내외 성장률 보일 것
현정택(KDI 원장) 2008년 01월호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다.
특히 올해의 경제를 전망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최근 급속히 증가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때문에 전망오차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2006년 상반기 이후 둔화되었던 경기가 2007년 1/4분기 성장률 4%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분기별 성장률이 5% 내외를 기록하는 등 견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물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산업생산 및 서비스생산 증가율도 소폭 둔화되었다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회복세를 보였다.
지출측면에서도 수출이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투자 등의 지표들이 완만히 개선되고 있다.
실제로 기업과 소비자들의 경기인식에 대한 실사지수도 개선되는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 경기상황의 특징이라면, 경기하강의 범위와 정도가 제한되면서 전반적으로 성장률 수준이 완만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들을 살펴볼 때, 올해에도 이러한 추세가 유지되면서 작년과 비슷한 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문별로는 민간소비가 전년과 비슷한 4%대의 증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도 경제성장률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의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부문도 토목건설과 상업용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지난 2~3년간의 부진에 비해서 다소 회복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소폭 둔화되는 수준에서 멈춘다면, 수출도 작년에 비해서는 다소 낮겠지만 견실한 수준인 10%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의 물가상승률은 작년의 2.4%에서 3% 내외까지 확대될 것이다.
고유가가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최근처럼 내수경기 회복이 지속될 경우 서비스 물가에도 상승압력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상수지는 작년 소폭 흑자에서 올해에는 소폭 적자(약 30억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출입 규모를 감안할 때 사실상 균형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그러나 내년 전망에는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여건의 변화가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는 2004년 이후 3% 후반대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장기간 호조세를 유지해 왔다.
그동안 세계교역량도 연 7~10% 증가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수출이 2004년 이후 연속해서 두 자리 숫자의 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중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의 경상수지 흑자 사이의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이와 같은 국제적 불균형(global imbalance) 상태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점증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 하반기에 발생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경제의 둔화와 달러약세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된 부실규모는 올 상반기에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분석돼, 잔존한 위험요인이 현실화 되면 미국경제가 예상보다 큰 충격을 겪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경제가 성장둔화에 그치지 않고 불황국면(recession)으로 빠질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비관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美 달러화가 주요통화대비 약 20% 가량 절하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교란되는 한편, 미국의 수입수요 급감으로 세계교역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되면서 세계경제 성장률은 1%대 중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만일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우리나라의 수출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성장률도 현재 전망치보다 상당 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국의 경우 정책당국이 잠재된 위험요인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선제적인 정책대응을 추진하고 있어 경기 급락 가능성을 어느 정도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그 동안 세계경제 호황을 주도해온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올해에도 일정 수준 유지될 것이라는 점도 세계경제 둔화를 완충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점들을 감안하여, 다수 국제기관들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작년(3.7%)보다는 둔화되겠지만 여전히 3%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포함한 주택부문의 문제가 확대되지 않을 경우 1%대의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약세도 주요통화에 대해 현 수준에서 5% 내외 절하되는 수준에 그친다면, 국제적 불균형이 큰 혼란 없이 완만히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6년에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주었던 유가가 최근 다시 급등하면서 추가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최근의 유가급등이 장기간에 걸친 세계경제의 활황에 기인하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세계경제가 둔화될 경우 유가를 포함한 국제원자재 가격이 추가적으로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의 경제운용에 있어서 대외여건의 전개방향을 우선적으로 주시하면서 외부충격으로 경제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내부의 잠재 위험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최근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올해에도 재정정책은 당초 계획된 중립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정부소비가 민간소비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소비를 일정 정도 억제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을 높일뿐 아니라 국내 저축률을 높임으로써 경상수지 악화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통화정책은 내수가 회복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inflationary expectation)가 확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물가안정에 대한 통화당국의 의지가 일관성 있게 정책에 반영되도록 해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환율의 신축성을 확보함으로써 대외여건의 변동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기업 및 가계부문 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상태에서 자금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당국의 선제적인 감독대응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경제시스템을 효율화하는 정책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외환위기 후 10여년이 지난 오늘, 우리 경제는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성장동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잠재성장률이 저하되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 또한 크다.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개방 확대 및 규제완화를 포함한 구조적 개혁을 통해 경제의 생산성을 제고하고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정책들은 단기적인 경기대응과 함께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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