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우리 경제는 수출회복을 내수가 받쳐주지 못하면서 경기상승 국면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저성장 추세 속에서 작은 부침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들어서는 내수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되면서 경기확장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능케 하였다.
오랫동안 부진했던 투자가 점차 회복되고, 카드사태 이후 위축되었던 소비심리도 작년 하반기부터는 어느 정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취업자 증가수가 30만명을 넘어서는 등 고용시장 상황도 긍정적으로 변하는 추세였다.
세계경제 여건만 나빠지지 않는다면 국내적으로는 경기의 본격적인 상승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었다고도 평가해볼 수 있다.
올해 세계경제 여건은 작년에 비해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미국 경기이다.
부동산시장 불안에서 파급된 미국경기의 하향추세는 작년 4/4분기 이후 보다 뚜렷해지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인하, 모기지 대출에 대한 보증 확대 등 적극적인 정부대응이 예상되지만 부동산가격의 하락추세를 막지 못하는 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금융기관의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과 소비기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중 미국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을 예측하는 전망도 늘어가고 있다.
미국경제의 불안은 글로벌 자산가격의 동조화 및 금융부실의 전염 가능성, 교역수요의 둔화 등을 통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금융시장의 연관 정도가 낮은 중국 등 개도국이 내부 투자수요의 확대 등을 통해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경기가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성장률이 어느 정도 낮아지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경기 불안과 더불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세계경제의 고성장 과정에서 공산품의 생산성 향상은 빠르게 이루어지는 반면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일차산품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원유나 금속 원자재가격의 급등에 이어 최근엔 농산물 가격의 불안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론 이런 물가상승이 세계경제의 고성장에 기인한 만큼 인플레압력이 세계경제를 급락시킬 만큼 크지는 않겠지만 이제까지와 같은 5% 내외의 높은 성장이 지속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로 세계경제 성장률은 작년 5.0%에서 올해에는 4.3%로 낮아질 전망이다.
더욱이 부동산 가격이나 유가 등 시장참여자의 기대나 투기적 행동에 크게 의존하는 가격변수들이 세계경기의 주된 결정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불확실성은 그만큼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세계경제 여건 악화는 국내경기의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올해 국내경기의 특징은 수요부문별로 볼 때 작년에 비해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다소 줄어드는 대신 내수의 기여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소비수요 감소로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휴대폰 등 고가소비재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개도국을 중심으로 한 투자성장이 지속되어 핵심부품이나 철강, 기초화학 등 장치산업의 수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의 수요둔화는 중국의 수출용 소재 및 부품 수요를 둔화시켜 우리 수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올해 수출증가율은 10%대 초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수부문 중에서는 투자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하반기 부동산규제 강화 등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건설투자의 경우 대규모 공공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주택거래 관련 부동산 정책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설비투자의 경우 세계경제 둔화, IT 분야의 투자 일단락 등이 둔화요인이지만 설비 가동률 상승에 따른 투자압력 증가, 기업수익성 개선에 따른 투자여력 확대 등으로 꾸준한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수출둔화, 내수회복의 영향으로 제조업보다 비제조업, 수출기업보다 내수기업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는 작년과 비슷한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자산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자산효과에 따른 소비증가 요인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물가상승도 소비자들의 실질구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취업자 중 소득의 불안정성이 높은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비중이 줄어드는 등 고용의 질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점도 소비기반 확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국경기에 하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 상반기 중에는 국내경기도 조정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작년 말부터 소비자 및 기업의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심리가 악화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자산가격 상승의 제약, 수출 증가세 둔화 등으로 성장의 속도가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올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 불안요인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국내경기의 회복추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는 등 부정적 측면도 부각될 전망이다.
유가 및 국제농산물 가격 상승 등 비용측면의 영향과 내수경기의 상대적 호조라는 수요측면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중 3%를 넘어설 전망이다.
수입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원화절상 추세 지속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계속 확대되면서 경상수지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이 국내 자금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자금부족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국내 금리도 작년에 비해 소폭 높아질 전망이다.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미국경제의 취약성이 노출되고 경기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달러화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화는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달러화에 대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면서 원화강세의 속도는 완화되어 위안화 및 유로, 엔화 등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거시경제정책의 초점은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우리 금융이나 실물 부문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두어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 중인 주택가격의 가파른 조정양상이 전염되지 않도록 크게 늘어난 가계부채 규모와 시중금리 급등이 대출부실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경제성장률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대응보다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
정부는 참여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강한 경제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중장기적인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