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생아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주민등록전산망 집계 결과 지난해 3/4분기 현재 신생아수는 36만5,49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8,721명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07년 총 출생아 수는 48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 국가의 출산력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합계출산율(필자 주: 한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도 1.2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출산율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결혼 건수도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출산율 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증가세는 외환위기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던 출산율이 2006년도에 반등세로 돌아선 이후 2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선 이 같은 결혼과 출산의 증가를 두고 속칭 쌍춘년과 황금돼지해 효과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개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행위의 하나인 결혼과 출산을 단지 연도 특수효과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여러 가지 지표를 통해 최근 출산율 증가의 원인을 살펴보고 여전히 인구대체 수준(2.1명)과 OECD 평균(1.6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자녀에 관한 가치관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녀의 필요성에 대해 ‘반드시 가져야한다’와 ‘갖는 것이 좋다’라는 긍정적인 태도가 ’97년 90.3%에서 ’03년 86.8%로 급감한 이래 ’06년에는 87.9%로 다소 회복되었다.
기혼여성의 갖고 싶은 희망 자녀수도 지난 20년 동안 평균 2명 수준을 유지했으나 ’06년에는 2.3명으로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같은 인식이 출산과 직결되지는 않더라도 자녀에 대한 우호적인 사회분위기 확산은 개인의 출산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된다.
한편 통계청의 혼인통계를 살펴보면 결혼 건수는 점차로 증가하고 있고, 외환위기 이후 급등했던 이혼율은 최근 점차 안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미국 등 다른 OECD 국가와 달리 혼인관계에서의 출산이 높은 비중(98.5%)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가정의 안정은 출산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쌍춘년(’06년)과 황금돼지(’07년) 출산효과는 최근 출산율 상승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2006년도에 출산한 2천 가구에 대해 표본조사를 한 결과 2006년 출산여성의 3.7%만이 당해연도에 결혼한 것으로 나타나 쌍춘년이 2006년 출산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이 같은 특수효과는 중장기적으로 출산율 상승을 견인하기 보다는 연도별로 분산되어 나타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97년 IMF 외환위기는 경제뿐 아니라 출산율도 급락시켰다.
IMF 외환위기 이전 6~10%대를 유지하던 경제성장률은 98년 △6.9%로 급락했으며, 2%대의 실업률은 7%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경제침체의 여파로 IMF 외환위기 이전 1.6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였던 합계출산율도 외환위기 직후 3년 후인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하여 급기야 2005년에는 세계 최저 수준인 1.08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참여정부 수립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 4.3%, 실업률 3.5% 수준 유지, 신용불량자 수 감소(’03년 372만명 → ’06년 280만명) 등 여러 가지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경제에 대한 전망이 출산율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3년부터 경기가 회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년간 계속 출산율이 감소하고 2006년부터 출산율이 증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침체기에 겪었던 심리적 불안감이 지속되었으며 이에 따라 결혼과 출산에 대한 확신이 복구되는 데 일정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 의식변화 → 출산의사 → 출산이행(임신→출산)에는 3년 정도의 시차가 존재한다.
이는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2001년부터 합계출산율이 급락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경기변동과 출산율 사이에는 3년 정도의 시차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혼인이 출산율 결정의 주요 변수이고, 혼인에 경제적 부담이 큰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경제안정은 출산율 반등의 주요한 요인이 아닐 수 없다.
2006년 출산가구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16.2%가 경기가 출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그 영향도는 20대 저연령층, 저소득층, 둘째 이상 출산 그리고 비취업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어 경제안정은 개인의 출산결정에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61년 가족계획 사업을 시작한 이래 6.0이던 합계출산율을 ’83년 인구대체 수준인 2.1까지 끌어내렸으며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 1.6대의 안정적인 출산율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출산억제정책의 관성으로 저출산과 고령화로 대비되는 미래사회의 위기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에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를 발족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2005년에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 제정 과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 출범, 2006년에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새로마지플랜2010) 수립 등으로 저출산 위기에 본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정부예산도 증가하여 보육예산은 ’96년 1,100억원에서 ’06년 1조600억원으로 10배, 저출산대책 예산은 ’03년 4,000억원에서 ’06년 2조1천억원으로 5배 늘어나는 등 2006년에야 본격적인 출산 장려정책이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6년 출산가구의 4.3%가 정책의 영향으로 출산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밝혀 저출산대책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이런 정책효과는 고연령층(35~39세), 높은 출산 순위(셋째아 이상), 중산층 이상, 취업여성일수록 크게 나타나 저출산 대책이 정책대상별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키는지가 향후 출산율 상승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출산과 양육은 더 이상 개인의 영역이 아니다.
프랑스가 저출산 위기를 극복한 것도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가 주도의 사회투자를 확대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프랑스의 성공사례처럼 사회투자를 확대해 자녀양육 부담을 덜어주고, 일과 가정을 함께 할 수 있는 가족친화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자녀 돌봄과 가사부담이 전적으로 여성에게 지워지는 한 여성 경제활동 증가와 출산율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는 없다.
잠재성장률이 ’00년 5.08%에서 ’10년 4.47%로 하락(합계출산율 ’05년 수준 가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사회투자 확대는 IMF 외환위기 이후 사회안전망이 부재하여 급락했던 출산율 하락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한 미래투자인 것이다.
이러한 미래투자로 출산율이 안정되어야만 우리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스웨덴이 경기변동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1.5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GDP대비 29%의 사회투자가 완충작용을 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도 출산율은 하향세이나 감소폭이 적고, 특히 90년대 중반 장기적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감소가 완만했던 것은 GDP대비 17%의 사회투자를 하고 95년부터 3차례의 중장기 저출산대책(엔젤플랜)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GDP대비 사회투자 비율은 8.6%로 OECD 평균인 21.2%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본격적인 저출산대책도 2006년도에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밖에도 출산율이 높은 OECD 국가에서 보듯 다문화 가정, 미혼모 가정 등 다양한 가족에 대한 관심, 적극적인 이민자 수용 등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