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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특별기고임직원 아닌 농민 위한 농협
황의식(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09년 03월호
글로벌 경제시대에 접어들면서 농협을 둘러싼 여건들이 크게 바뀌고, 그에 따라 농협의 역할과 사업 방식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농가가 필요로 하는 경제 사업을 보다 강화해 농업발전을 선도하는 농협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핵심과제는 신용 사업 중심에서 농산물 유통사업 중심체제로 전환하는 농협의 구조 개혁이라 할 수 있다.

농협개혁은 우선 올바른 지배구조의 확립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동안 농협은 투표에 의해 선출된 회장과 조합장의 1인 지배체제로 운영돼 오면서, 사업의 효율화보다는 정치적 요구를 중시하는 경영전략을 중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신용사업 수익을 바탕으로 조합원을 보조•지원하고, 경제사업의 적자를 충당하는 방식의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농협이 농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효율적으로 반영해 농업발전의 중심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1인의 리더십에서 벗어나 보다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갖춰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가 바람직하다. 중앙회의 경우 지역별, 품목별 대표 이사를 선출하고 이사회가 최고의사결정 기구가 돼야 한다.

또한 이사회에서 전문경영인을 선임하고 관리•감독하도록 해 성과중심의 경영전략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하더라도, 농협이 임직원을 위한 단체가 아닌 조합원 농가를 위한 단체여야 한다는 기본원칙은 변함이 없다. 따라서 이사회가 전문경영인을 관리•감독해 조합원의 요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 사무국의 기능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충분한 정보가 있어야만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선조합을 규모화, 전문화해 경쟁력을 높이는 일 역시 시급한 과제다. 일선조합이 중앙회의 지원 없이도 자립할 수 있도록 규모화해 고비용-저효율인 지금의 농협체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중앙회가 일선조합에 지원하고 있는 무이자자금 지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이런 지원은 일선조합의 경영 애로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각 조합이 계획•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규모화•전문화해 자립기반을 구축도록 돕기 위한 방식이어야 한다.

농협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농협중앙회의 신용 사업과 경제 사업을 분리하는 일이다. ‘신•경 분리’는 금융위기에 대응해 신용 사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조합원 농가가 요구하는 경제 사업 활성화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단, 경제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금 마련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신•경 분리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또 한 가지는 상호금융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지역사회 발전을 담당하고 낙후지역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호금융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산재된 상호금융을 상호금융연합회로 일체화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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