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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책 그 이후한우에도 주민등록번호가 있다
류형걸(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관리과 주무관) 2009년 11월호
[정책 그 후 - 쇠고기 이력추적제 담당자 인터뷰]


방금 먹은 쇠고기가 정말 한우가 맞을까? 확인하고 싶다면 휴대폰에 6626을 누르고 개체식별번호를 입력해보자. 우리 땅에서 자란 한우엔사람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12자리의 식별번호가 부여된다. 이 번호를 입력하면 소의 종류, 등급, 출생일, 소유자, 도축장, 도축일 등의 정보가 나온다. 쇠고기이력추적제로 국내산 쇠고기의 안전을 지켜나가고 있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류형걸 주무관을 만났다.

- 쇠고기 이력추적제란?
소의 출생에서부터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정보를 관리하는 제도다. 위생 및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이력을 추적해 신속히 대처한다. 또한 유통의 투명성이 확보돼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이미 2004년 10월 일부 브랜드경영업체와 시군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2007년 12월에 "소 및 쇠고기 이력추적에 대한 법률"이 제정ㆍ공포됐고, 2008년 12월 22일 사육단계 시행을 거쳐서 올해 6월 22일 유통단계까지 확대 시행됐다.

- 외국에서도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나?
EU,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선진국에서도 시행되고 있는데, 쇠고기뿐 아니라 모든 식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국내산 쇠고기만 추적 대상인데, 내년 후반쯤엔 수입산 쇠고기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 이력추적의 4단계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첫 번째는 사육단계다. 소의 소유자는 소가 출생하면 지역의 위탁기관(축협)에 30일 이내 신고한다. 위탁기관은 소에 개체식별번호를 부여하고 전산시스템에 등록한다. 사육대상 소는 필수적으로 국가공식 귀표(이력 추적을 위한 문자와 숫자 및 바코드가 기재된 표)를 부착한다. 두 번째는 도축단계다. 도축업자는 귀표 부착여부와 전산시스템 등록 여부를 확인한 후 도축을 한다. 위생검사 합격여부와 등급판정 결과를 전산에 입력한다. 귀표 미 부착 및 개체식별이 곤란한 경우는 도축이 불가하다. 세 번째는 가공단계다. 식육포장처리업자는 부분육 또는 그 포장지에 해당 쇠고기의 개체식별번호가 기재된 라벨을 부착한다. 거래실적은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거나 장부에 5일 이내 기록 보관해야한다. 마지막은 판매단계다. 식육판매업자는 정육 또는 식육표시판에 해당 소의 개체식별번호를 표시해 판매한다. 개체식별번호가 기재된 거래내역서 기록은 보관해야 한다. 소비자는 휴대전화나 매장에 설치된 터지스크린 혹은 홈페이지 www.mtrace.go.kr를 통해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 이력추적과정에서 다른 소의 정보가 입력되는 등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나?
사육과 도축단계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기재될 수가 없다. 우려가 되는 곳은 가공단계와 판매단계다. 포장처리단계, 판매단계에서 등급이 좋은 소의 번호를 따서 라벨을 붙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단속을 실시한다. 도축 시 채취한 시료와 판매장에서 수거한 시료의 일치여부를 DNA 동일성 검사로 판별한다.

- 왜 사육과 도축단계에선 잘못된 정보가 없다고 확신하나? 도축 시 등급을 속이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도축 시 등급의 전산입력을 농민들이 한다면 자신이 사육한 소의 등급을 올리려는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축 담당자가 따로 정해져 있고, 판정이 나면 즉시 전산처리 돼 잘못된 정보가 기입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 이력추적제에서 부정행위가 발견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과태료가 부과된다.

- 단속 등 현장에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정육점에 원산지표시제 단속을 갔는데, 깍두기 머리를 한 건장한 아저씨가 주인이었다. 우리가 냉장고를 열어보고 장부를 보자고 하자 갑자기 셔터 문을 닫았다. 도마 위에 기본적으로 칼이 서너 개는 올려져있었고, 분위기가 살벌했다. 애써 태연한척하며 여유를 갖고 설득시켜 다행히 잘 해결됐지만 생각하면 아직도 등골이 오싹하다(웃음)

- 이력추적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관건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인식이다. 유통업체에선 안하던 것을 하려니 당연히 귀찮아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알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다면 장사하는 입장에선 안해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 소비자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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