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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중기획허리가 튼튼한 경제구조 만든다
이원주(지식경제부 기업협력과장) 2010년 12월호
독일 남부 도너스베르크군(kreis)의 지자체 중 하나인 빈바일러(Winnweiler)지역.
이곳에서는 고화질 디지털비디오 보안시스템 전문기업인 ‘Mobotix AG’가 기능성을 최대한 살린 CCTV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종업원이 200여명에 불과하지만 1999년 설립 이후 혁신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유럽시장 2위, 세계시장에서 4위 기업으로 부상했다.

2009년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은 2조4,070억 유로로 EU 전체의 20%를 차지했고, 수출액도 연간 8천억유로 수준을 유지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러한 독일의 우수한 경제실적은 독일 산업구조에서 기인한다. 즉 독일에는 앞서 소개한 Mobitix AG와 같은 강소기업이 약 1,300여개에 달해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에서 보듯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강소기업’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강소기업에 대해서는 통일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몇해전 독일의 헤르만 지몬 교수가 집필해 베스트셀러가 된「히든 챔피언」을 보면 강소기업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지몬 교수는 세계시장 점유율 1~3위의 기업, 자국에서의 시장 점유율 1위, 40억달러 이하의 매출액,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히든 챔피언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결국 강소기업이란 중소기업들 중에서 빠른 시장지배력을 토대로 국내시장을 장악하거나 일찍부터 세계시장에서 5위권 안에 진입함으로써 탄탄한 생존 기반을 구축한 스몰 자이언츠(Small Giants)라고 할 수 있다.

강소기업 300개가 일자리 4만9천개 창출

한국에도 물론 강소기업이 존재한다. 지몬 교수는 절삭공구를 생산하는 YG1, 모토사이클 헬맷을 생산하는 HJC 등과 같이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강소기업이 한국에도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1960년대 이후 대기업 중심 정책을 통해 고속성장을 해왔으며 대기업 중심의 고착화된 산업구조 속에서 경제위기를 맞이했다. 그 이후 세계 신산업질서 형성과정에서 한-중-일 분업구조가 전면적 경쟁 구도로 급변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조립, 장치 산업의 부품업체 중심인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가속화시켰고, 자연스레 강소기업이 탄생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작용했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의 심화라는 외부 상황과 대․중소기업 양극화 상황에서 성장동력 창출 능력의 저하라는 내부 상황은 강소기업 육성의 당위성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강소기업의 경우 불확실한 틈새시장에 남보다 먼저 진입하고, 빠른 조직 학습을 통해 고객 수요에 맞는 제품을 개발․생산한다. 강소기업의 육성은 부품․소재의 높은 해외 의존을 완화하고, 다양한 분야로 중소기업의 진출 범위를 확대시키는 효과를 가져 오며 이는 신성장 동력의 창출 그리고 국민경제 활력제고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강소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수출입은행과 글로벌 컨설팅업체 AT커니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강소기업 300개를 육성하면 연간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치는 4만9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경쟁력 높은 강소기업 증가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증가로 취업준비생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 또한 줄어들어 고용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대기업 위주의 성장 한계를 넘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도 강소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대기업 위주의 성장패러다임은 기업성장의 상향이동을 구조적으로 막아버리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성장동력 창출 문제뿐 아니라 분배의 관점에서 사회통합을 저해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강조되고 있는 공정한 사회 역시 이와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강소기업 발굴을 통해 우리 경제의 허리를 튼튼히 하고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의 단계적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

혁신노력ㆍ글로벌 마케팅 적극 지원

그렇다면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일까?
첫째, 강소기업이 끊임없는 혁신활동을 할 수 있는 지원체제 마련이 필요하다. 강소기업의 생명력은 창조적 발상과 열정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혁신성(Innovation)에 달려 있다. 따라서 혁신성의 원천이 될 수 있는 기술역량 강화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강소기업 스스로 혁신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정부는 원천기술개발 지원 확대, ‘기업주치의센터’ 운영을 통한 맞춤형 기술지원 서비스 제공, 사업화연계기술개발 과제 지원 정책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둘째, 글로벌 마케팅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이 글로벌 진출을 원하더라도 경험, 정보, 해외네트워크 등의 부족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는 코트라 내에 ‘중소․중견기업 글로벌 마케팅센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해외 진출 시 필요한 기초 정보를 제공하는 ‘해외 정보 내비게이션 프로그램’, 수출 성숙도에 따라 패키지 구성을 차별화하는 ‘패키지형 마케팅 지원서비스’를 수행한다면 강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전문인력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강소기업이 추구하는 혁신성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생각과 전문성을 지닌 우수한 인재의 확보이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설문결과가 보여주듯이 취업준비생들은 중소기업의 불투명한 미래를 이유로 취업을 꺼려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R&D 마케팅 등 전문인력 확보지원, 대기업 퇴직전문인력 채용 및 활용 지원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강소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공정거래 관계 확립 정책, 강소기업 중심의 전략적 협력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정책 등도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경제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적인 강소기업 육성은 국가 경제를 견고히 하는 울타리 건설일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허리 골격 강화 수술로 작용할 수 있다. 비전과 혁신성을 지닌 강소기업이 경제 구석구석에 존재하게 될 때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는 자연스럽게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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