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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책해설 PLUS‘신용카드’에서 ‘직불형 카드’ 중심으로 카드시장 바꾼다
성대규(금융위원회 은행과장) 2012년 02월호
대부분의 근로자는 월급날의 기쁨을 그리 오래 누리지 못한다. 신용카드 결제일이 지나면 통장 잔고가 금세 비어버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외상구매에 익숙한 소비관행 때문에 매월 이러한 현상이 반복된다. 신용카드는 결제 편의성, 거래 투명성 등 순기능적 측면도 있지만, 과도한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가계 빚 증가, 가맹점 수수료 부담 증가로 인한 사회적 갈등 유발 등 부작용도 큰 실정이다. 따라서 카드결제 관행을 신용카드에서 직불형 카드 위주로 전환하는 한편, 그동안 제기돼온 회원ㆍ가맹점ㆍ카드사 등 거래 당사자 간의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지난 12월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게 됐다.

직불카드 소득공제율, 신용카드보다 10%p 높아

카드사용 실적 중 직불형 카드 비중을 살펴보면, 20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9.0%에 불과하지만 독일 92.7%, 영국 74.4% 등 선진국은 직불형 카드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직불형 카드는 예금범위 내에서 결제되기 때문에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고, 신용카드에 비해 가맹점 수수료가 평균 1%p 낮다. 신용카드와 달리 자금조달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저비용 결제수단인 직불형 카드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첫째, 세제지원 측면에서 2012년부터 직불형 카드의 소득공제율을 사용금액의 25%에서 30%로 확대해 신용카드(20%)에 비해 10%p 더 높아지게 됐다. 아울러 직불형 카드의 소득공제율 또는 소득공제 한도를 더 높이는 방안에 대해 세제당국과 협의할 계획이다. 둘째, 카드사로 하여금 신용카드와 비슷한 수준의 각종 부가서비스를 직불형 카드에도 제공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셋째, 신용카드사가 직불형 카드 상품을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은행의 회원 계좌를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계좌이용 수수료(현재 출금액의 0.2~0.5%)의 합리적 인하도 유도할 계획이다. 넷째, 직불형 카드 사용실적을 신용등급 산정 시 긍정적 요인으로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다. 끝으로, 은행 중심의 직불 결제서비스인 현금IC직불카드 결제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상품 다양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신용카드 남발과 남용도 적극적으로 억제할 방침이다. 신용카드는 신용능력을 보유한 사람에게 제공돼야 함에도 우리의 경우 결제능력에 대한 엄밀한 심사 없이 신용카드를 남발하고 과도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불필요한 이용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보유매수가 4.9매에 이를 정도로 포화상태다. 신용카드의 건전한 발급을 유도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가처분 소득 등 결제능력을 갖춘 성년자로서 개인신용등급이 6등급 이내인 사람에 한해 신용카드를 발급토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저신용자라도 소득과 재산 등을 감안할 때 결제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될 경우 발급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이용한도를 책정하는 기준도 합리화할 계획이다. 회원이 신청한 이용한도 범위 내에서 회원의 결제능력과 신용도, 이용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월 이용한도가 적정하게 책정될 수 있도록 신용카드업계에 모범규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휴면 신용카드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이다. 전체 발급된 신용카드 4장 중 1장 이상이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이며, 그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휴면카드는 발급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 이에 휴면카드의 해지절차를 개선해 카드사가 불필요한 신용카드를 남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먼저 회원이 휴면카드를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지 않으면 카드사는 일단 사용을 정지하고, 이후 3개월이 경과할 때까지도 사용실적이 없으면 카드이용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이용해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카드사가 신용카드 해지의사를 접수한 경우는 즉시 응하도록 할 것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개편

카드사의 부당한 부가서비스 제공 관행도 없앤다. 2010년 한 해 동안 카드사는 포인트, 마일리지, 현금할인, 무이자할부 등 부가서비스 제공에 3조원이 넘는 돈을 썼다. 신용카드 사용에 대해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신용카드 이용을 권유하다 보니 부작용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발급 시 약속한 부가서비스를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폐지 또는 변경함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크다. 이러한 관행을 혁신하기 위해 카드사가 당초 약속한 부가서비스를 부당하게 변경하는 행위를 철저하게 감독할 예정이다. 신규카드 출시 후 1년이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서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거나, 신규 출시 1년 후 부가서비스를 축소 변경하면서 6개월 전에 이를 미리 알리지 않는 행위에 대해선 엄중히 제재할 것이다. 또한 충동적 카드발급을 유도하기 위해 다수의 고객이 준수하기 어려운 조건 등을 내걸고 파격적인 부가서비스 제공을 약속하거나, 정상적으로 상환하기 어려운 수준의 선포인트를 제공하면서 회원을 모집하는 행위를 엄격히 규제할 예정이다.

아울러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개편할 것이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율은 업종별로 차등적으로 책정돼 있다. 업종별 수수료율 체계에 대해 업종별 차등요율의 불합리성, 중소가맹점 대비 대형 가맹점의 우대 등 여러 비판을 받아 왔다. 수십년간 지속된 업종별 수수료율 체계를 가맹점별 수수료율 체계로 카드업계 스스로가 개편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수수료율에 대한 가맹점의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신용카드산업의 장기적인 상생발전의 토대가 구축되길 기대해 본다. 한편 가맹점 계약의 철회ㆍ해지권 명시, 카드사의 대금 지급시한 및 지급지연 시 배상책임을 규정한 가맹점 표준약관도 제정할 계획이다.

이번 신용카드 종합대책은 우리나라 신용카드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다. 신용카드 남용을 줄이고, 직불형 카드 사용을 늘릴수록 가계는 계획적 소비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살림을 꾸려갈 수 있고, 가맹점은 수수료 부담이 낮아져 경영여건이 개선될 것이다. 카드사도 회원유치를 위한 과당경쟁이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경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아울러 합리적인 수수료율 체계 개편으로 신용카드산업에 대한 신뢰가 크게 제고될 수 있다. 이번 대책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대다수 사람이 단시일 내에 직불형 카드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과제다. 그러나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옛말처럼 이제부터라도 카드회원ㆍ가맹점ㆍ카드사가 합심해 노력한다면 모두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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