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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生生 관가엿보기세월호 ‘악몽의 늪’과 크루즈 산업
배군득 아주경제 경제부 차장 2014년 12월호

 

지난해 4월 해양강국이라는 미명 아래 야심차게 출범한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의 직원들이 한데 모이면서 불협화음도 끊이지 않았다. 이런 해수부가 이주영 장관의 2기 체제에서 똘똘 뭉쳤다. 우여곡절 많았던 지난해를 잊고 한번 해보겠다는 당찬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지난 4월 16일. 뜻하지 않은 비극을 접한다.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고로 인해 해수부는 여러 가지 굵직한 정책을 펼치기도 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사실 이날 일부 기자들이 해수부에서 마련한 ‘e-네비게이션’ 시연을 취재하기 위한 일정으로 여수로 향했지만 세월호 사고로 모든 행사는 취소됐다. 이후 해수부는 사고 발생 7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조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정책을 내놔도 움츠러들고 작은 지적에도 어깨를 늘어뜨리는 분위기가 습관처럼 굳어졌다.

 

요즘 해수부 직원들을 만나면 색깔을 찾을 수 없다. 맛도 못 느끼고 즐거움도 느낄 수 없다. 술자리를 가도 예전에 느끼던 ‘바다 사나이’ 같은 패기도 사라졌다. 자숙하겠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이것보다 아예 의욕을 잃어버렸다는 표현이 더 적절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고개를 숙여서는 해양강국이라는 포부를 실현할 수 없다. 세월호가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마냥 주저앉아 세월호 악몽에 갇혀 있다면 그것 또한 직무를 기만하는 행위다.

 

이주영 장관은 11월 11일 중대 결정을 내렸다. 세월호 침몰 후 210일째에 실종자 수색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아직 9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했지만 더 이상 수색이 어렵다는 판단을 실종자 가족과 정부가 인지한 셈이다. 해수부는 세월호로 인해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 1년 이상 해양정책이 퇴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가 끝나면 다시 해체될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크루즈산업이나 첨단양식업, 수산가공식품 개발 등 해양산업은 다양한 흥미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크루즈산업은 올해 1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크루즈에서 내린 중국인들은 50~60대의 전세버스에 몸을 싣고 부산과 제주도 관광지를 점령했다. 이들이 내린 곳에서 1인당 평균 70만원 이상을 소비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크루즈산업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앞다퉈 크루즈산업 유치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고용,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검증된 시장으로 떠올랐다. 크루즈 승객들이 내리는 국가나 지역은 짧은 시간에 소비 극대화를 이루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4월 해수부가 출범하면서 ‘크루즈산업육성법’을 추진했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관련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더딘 모습이다. 세월호 사고가 선박에 대한 안전 불신으로 확산되면서 크루즈산업 자체에 부정적 시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법률 제정으로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경우 향후 10년간 3만톤급 국적 크루즈선 10척 취항, 약 9천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주영 장관은 “세계 관광기구는 크루즈 여행을 21세기 최고 관광상품으로 꼽고 있다. 크루즈 관광 매력이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라며 “쇼핑, 식음료, 차량임차 등은 지역경제에 큰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으며 크루즈 육성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한다. 해수부 직원들이 하루빨리 세월호에서 벗어나 활기차고 의욕이 충만한 모습을 보고 싶다. 확실한 바다의 색깔을 찾고 힘차게 전진하는 해양수산인의 대변인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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