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칼럼
협상하는 글쓰기
송숙희 글쓰기 코치 2021년 08월호


문서든 이메일이든 메신저에서든 일하는 글쓰기는 협업이 목표다. 협업이 가능하려면 글쓰기로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 협상하는 글쓰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같은 내용을 쓰더라도 단어와 구절을 적절한 순서로 배열하기. 이것만으로 원하는 것을 끌어내는 윈-윈이 가능하다.

방법 1. 하고 싶은 말을 맨 먼저 하라
읽는 이에게 가장 빠르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맨 앞에 나오는 단어들이다. 의도한 내용을 맨 앞에 둔다.

  부서별 의견 취합이 늦어지면 상무님이 벌칙을 내린다고 합니다. 의견취합 보고서를 빨리 주세요. 지난주부터 계속 말씀드렸는데….
  >> 의견취합 보고서를 빨리 주세요. 부서별 의견 취합이 늦어지면 상무님이 벌칙을 내린다고 합니다.



방법 2. 기대에 집중하라
어떤 표현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의도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도록 단어를 고르거나 표현해야 한다. 같은 값이면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때 상대의 마음이 빨리 움직인다.

  회식 적당히 하지? 3차까지 달리면 너무 피곤해서 내일 오전 9시 회의에 늦을지 모르잖아.
  >> 회식을 적당히 하면 내일 9시 회의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발표할 수 있을 테고. 그러면 임원들 반응이 참 좋을 것 같네.


회식을 적당히 했을 때의 긍정적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상대는 요청에 따르기 쉽다. 첫 번째 예시에서 사용한 단어가 ‘피곤하다, 늦다’와 같은 부정적인 느낌이라 메시지도 부정적으로 흐른다.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상대는 발끈할 수 있다. 이럴 때는 걱정되는 상황이 아니라 기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두 번째 예시에서는 ‘최상’, ‘좋다’와 같은 긍정적인 어감의 단어를 썼다. 이처럼 의도는 같지만 선택한 단어가 일으키는 후광효과로 인해 상대의 반응도 달라진다.

방법 3. 선택권을 넘긴다
문장 끝에 위치한 단어는 메시지를 더 강조하고 상대에게 더 깊은 인상을 줘 더 잘 기억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 퇴근 전에 보고서를 꼭 내고 가면 좋겠어. 김 대리가 선택하지. 지금 바로 보고서부터 쓰거나 아니면 오후에 집중해서 쓰거나.
  >> 오늘 퇴근 전에 보고서를 꼭 내고 가면 좋겠어. 지금 바로 보고서부터 쓰거나 아니면 오후에 집중해서 쓰거나. 김 대리가 선택하지.


고친 문장에서는 선택권이 상대에게 있음을 맨 나중에 표현해 상대가 선택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스스로 선택한 것은 자기 일로 여기게 마련이다.

방법 4. 반복해서 강조하기
연설 잘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아래처럼 고쳐보자. ‘보고서를 제때 낸다’는 표현을 반복하니 읽는 이가 저도 모르게 ‘보고서는 제때!’라고 세뇌당한다.

  보고서를 제때 낸다면 아무래도 인사고과를 잘 받을 수 있지. 특히 전무님이 지시한 보고서 작성은 평판에 아주 중요해.
  보고서는 하명받은 즉시 시작하는 게 가장 좋아.
  >> 보고서를 제때 낸다면 아무래도 인사고과를 잘 받을 수 있지. 특히 전무님이 하라는 보고서 작성을 제때 한다면 
  평판이 좋을 수밖에. 보고서를 제때 잘 쓰려면 하명받은 즉시 시작하는 게 가장 좋아.


협상전문가 로랑 콩발베르는 협상할 때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요청받는 상대가 어쩔 수 없이 임한다면 결국은 명령이나 강압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짜증이나 반항을 유발해 결국 의도한 결과를 끌어내는 데 실패하기 때문이다. 그의 조언은 글쓰기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의도한 것을 빠르게 얻어내는 협상하는 글쓰기를 해보도록 하자.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