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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도로를 넘어 하늘길로, UAM 시대의 개막
박진서 한국교통연구원 항공우주교통연구본부장 2026년 04월호
실제 서비스 단계에서 이용 수요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와 더불어 일반 시민이 체감하는 UAM의 운항 안전성, 소음 등 환경적 영향,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사회적 수용성도 확보해야 한다.

가까운 미래,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교통 혼잡이 대표적인 문제로 떠오를 것이다. 이미 도로 중심의 기존 교통체계가 차량 증가와 도시화에 따른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도심항공교통(UAM)이 주목받고 있다. UAM이란 사람 또는 화물의 운송과 관련된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또는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는 도심형 항공기, 버티포트, 도심항공교통회랑 등의 이용·관리·운영 체계를 말한다. UAM은 지역 간 이동 시간을 단축하고 교통 효율성을 개선하며,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즉 헬리콥터보다 소음이 적고 전기배터리로 하늘을 날아 빠르게 이동하는 택시라고 상상해 볼 수 있다. 

주요 국가와 글로벌 기업들이 UAM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정부의 정책 지원과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2028년 초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eVTOL 개발 기술 수준 글로벌 선도 기업의 70~80%에 불과…
정책 추진 속도는 빠른 편이나 핵심 규제체계는 아직 정립 중  

eVTOL 개발 기술은 우리나라의 핵심 취약 분야다.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과 아처 에비에이션, 유럽의 볼로콥터 등 선도 기업들에 비해 한국 기업의 기술 수준은 70~80%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버티포트 인프라는 아직 초기 설계·실증 단계로, 전남 고흥 테스트베드 등 기반은 구축됐으나 도시 내 운영을 위한 입지 기준, 설계 표준 등은 아직 마련 중이다. 또한 교통관리 체계(UATM)와 관제·운용 시스템의 경우 ICT·통신 역량을 바탕으로 비교적 강점을 보이나, 고밀도 도심 운항, 자율비행, 기존 항공교통과의 통합 운용 경험은 다소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법·제도 측면을 살펴보면 로드맵과 실증사업 등은 정책 추진 속도가 빠른 편이나 기체 인증, 안전 기준, 공역 관리 등 핵심 규제체계는 아직 정립 중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 발표와 「도심항공교통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UAM 산업 육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이 로드맵은 단계적 실증을 거쳐 상용화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산·학·연·관 협력체인 ‘UAM 팀 코리아’를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UAM 운용개념서(ConOps)를 기반으로 공역 관리, 교통관리 체계, 안전 기준 등 관련 제도를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또한 실제 운용 환경을 검증하기 위한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을 추진해 항공기 운항, 교통관리, 버티포트 운영 등 다양한 핵심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기술적 안정성과 제도적 준비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UAM 산업 생태계 역시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해외와 마찬가지로 항공, 자동차, 모빌리티, 통신 분야의 국내 기업들도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시장에 진출하는 추세다. 항공기 개발 분야에서는 글로벌 eVTOL 기업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으며, 이동통신 기업들은 UAM 운항을 위한 통신·관제 운영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한국공항공사를 중심으로 버티포트 구축, 교통관리 시스템, 디지털 운항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개발(R&D)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산업적 협력 구조는 UAM이 단순한 항공 기술이 아니라 교통·도시·통신·서비스 산업이 결합된 최첨단 융합 서비스산업임을 보여준다.

이착륙 위한 버티포트는 환승, 충전 가능한 복합 환승 인프라로 구축하고
관광·공공 등 제한된 노선부터 운영 경험 축적하는 단계적 접근 필요 

그러나 UAM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제도 및 규제 측면에서 정비가 필요하다. 기존 항공안전 규제체계는 대형 상업용 항공기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도심 내 저고도 운항을 전제로 한 UAM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항공기 인증·운항 기준, 조종사 자격, 공역 관리, 교통관리 체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제도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다수의 항공기가 도심 상공을 동시에 운항하는 상황을 고려한 저고도 기상서비스 제공 기반의 교통관리 체계 구축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또한 이착륙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다. UAM 운용을 위해서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버티포트가 필요하다. 버티포트는 도심형 항공기의 이착륙 및 항행을 위해 사용되는 일정한 시설과 사무시설 등을 말하는데, 도심 내 적절한 입지 확보가 중요하다. 또한 단순한 이착륙 시설이 아니라 교통 환승, 안전관리, 충전 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 환승 인프라로 구축돼야 한다. 이와 함께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UAM 서비스 모델을 고려할 경우 기존 공항 인프라와의 연계도 중요한 요소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존재한다. eVTOL 항공기의 안정성과 인증 절차는 아직 중기 단계에 있으며, 배터리 기술과 운영 비용 문제도 상용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또한 실제 서비스 단계에서 이용 수요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와 더불어 일반 시민이 체감하는 UAM의 운항 안전성, 소음 등 환경적 영향,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사회적 수용성도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공항 연계형 서비스나 관광·공공 서비스 등 제한된 노선에서 시작해 운영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기술과 제도가 안정되면 도심교통 체계와 통합된 서비스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UAM은 기존 대중교통과 경쟁하는 수단이 아니라 도시교통 체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UAM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도시 공간과 이동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산업이다. 우리나라가 UAM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뿐 아니라 제도, 인프라, 수용성 확보, 산업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산업계, 연구기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국형 UAM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현한다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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