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60대 부부 은퇴 후 적정 생활비는 월 258만원 ㆍ40세 직장인, 은퇴 시점에 필요한 노후자금 17억7천만원 ㆍDC형 퇴직연금상품 중 주식투자펀드 눈여겨볼 만 ㆍ중도해지 불이익 없는 ‘연금저축 계좌이체제도’ 활용 ㆍ세액공제 가능한 퇴직연금 추가납입도 대안
# 연봉 6천만원의 직장인 나경제(40세) 씨는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가입해 있다. 지금까지는 예금에 투자하고 있었으며, 현재 쌓여 있는 적립금은 3천만원. 그 외에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위해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해 매년 400만원을 납입 중이고, 금리 연동형 연금보험에도 월 20만원씩 넣고 있다. 현재까지 연금저축보험에 쌓인 자금은 2천만원, 금리 연동형 연금보험에 쌓인 돈은 1,200만원이다. 나경제 씨는 최근 금리가 낮아지면서 연금상품 수익률에 불만이 생겼다. 본인이 저축하고 있는 금액이 적절한지도 고민이다.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변화를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금설계는 곧 노후설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본인의 노후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재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우선적으로 해봐야 하는 것은 본인의 노후생활비로 얼마나 쓸지를 정하는 것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한국 60대 2인 이상 가구 중 중산층 평균 이상을 지출하는 가정의 노후생활비는 평균 25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감안하면 나경제 씨의 노후생활비는 약 250만원은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연금저축 상품 변경해 수익률 높이자
노후생활비 수준을 정했다면 이제 은퇴 시점에 필요한 노후자금이 총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나경제 씨가 65세에 완전 은퇴하고 90세까지 생존하며, 해당 기간 동안 물가상승률 및 임금상승률은 3%, 투자수익률은 2%라고 가정하자. 2014년 9월 기준으로 주요 금리형 연금상품들의 평균 수익률은 2.5~3.5% 정도다. 그러나 향후 금리 하향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예상 투자수익률을 2%로 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가정 아래 65세 시점에 나경제 씨에게 필요한 노후자금을 계산하면 총 17억6,975만원이 나온다.
필요한 노후자금이 지나치게 많이 나왔다고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나경제 씨가 준비해 온 금액도 많기 때문이다. 나경제 씨는 현재가치 기준으로 약 100만원 정도의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에 쌓여 있는 퇴직연금과 앞으로 운용할 퇴직연금을 합치면 은퇴 시점에 약 2억7,580만원의 돈이 퇴직연금에 쌓여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연금저축에서 1억6,093만원, 연금보험에서 9,656만원의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은퇴 시점에서 부족한 노후자금은 약 5억2,855만원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점검을 통해 현재 상황과 추가적으로 모아야 하는 은퇴자금의 규모를 알게 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연금 포트폴리오를 변경해보자. 만약 현재 상황에서 기존 포트폴리오의 변경 없이 추가적인 저축을 통해 노후자금을 해결하려면 얼마의 돈을 더 저축해야 할까? 계산해보면 매월 136만원이다. 이미 연금저축과 연금보험을 합쳐 월 53만원 정도를 저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금액을 전부 추가로 납입하는 것은 힘들다.
우선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것은 기존에 가입한 연금상품들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 일단 퇴직연금을 먼저 손대는 것이 좋다. 퇴직연금은 해당 퇴직연금사업자(금융기관)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조작만으로 쉽게 상품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DC형 퇴직연금상품 중 주식에 40% 투자하는 펀드들의 경우 지난 1년간 약 4.3% 정도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펀드들에 투자한다면 장기적으로 약 4%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퇴직연금상품의 변경이 끝났다면 다음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연금저축이다. 현재 나경제 씨의 연금저축상품은 금리형 상품이기 때문에 이 상태로는 수익률이 좋아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때 활용 가능한 것이 ‘계좌이체’ 제도다. 계좌이체란 기존에 가입한 연금저축 적립금 전액을 다른 금융회사나 금융상품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계좌이체를 하면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 없이 연금저축보험을 보다 나은 수익률의 연금저축펀드 등으로 갈아탈 수 있다.
현재 주식형 연금저축펀드들의 과거 2년간 누적수익률은 평균 20% 정도다. 연간 10% 수익은 달성한 셈이다. 잘만 고른다면 장기적으로 7% 정도의 수익은 가능해 보인다. 단 향후 한국 주식시장은 고령화 및 저성장의 영향으로 과거만큼의 수익률을 올리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목표수익률 달성을 위해 해외투자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 향후 아시아 및 신흥국 소비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환경 변화에서 수혜를 보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글로벌 소비재 펀드는 장기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상품을 변경해 기대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경우 추가로 저축해야 하는 돈은 2억3,774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기존 부족자금 5억2,855만원과 비교해보면 약 2억9천만원 적어진 것이다.
이제 추가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남은 연금상품은 금리형 연금보험 하나다. 아쉽게도 이 보험의 경우는 상품을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장기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해야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나경제 씨가 이 상품을 해지하는 것은 약 5년 정도의 기존 보험 유지기간을 아무런 의미 없게 만드는 것이다. 더구나 이 상품은 향후 금리가 더 하락하더라도 2% 정도의 수익은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5년 전 가입한 상품이므로 최저보증이율, 즉 보험사가 보장하는 최소한의 수익률이 2%는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추가로 다른 상품에 저축을 하는 것이 낫다. 4%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매월 46만원을 더 납입한다면 부족한 노후자금을 해결할 수 있다. 이때 어떠한 상품을 통해 추가저축을 할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현재 시점에서는 변액연금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나경제 씨는 이미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한도까지 납입하고 있으므로 여기에 돈을 더 넣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단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세법개정안을 보면 내년부터 퇴직연금 추가 납입분에 대해 300만원의 세액공제를 별도로 인정해준다는 내용이 있다. 만약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내년부터 퇴직연금에 추가납입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가장 확실한 노후대책은 ‘일’과 ‘연금’
물론 위에서 설명한 내용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만약 나경제 씨의 완전 은퇴시기가 65세보다 빠르다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공백기가 생기게 되고, 해당 기간 동안의 노후자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다. 미래의 상황이 확실하지 않다고 해서 지금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은퇴시기를 늦추기 위해 자신의 인적자본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며, 연금자산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거나 저축금액 자체를 늘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불확실한 노후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은 ‘일’과 ‘연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