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졸업생들이 고등학교를 다닐 때와는 너무나 다르게 훌쩍 커버린 모습으로 학교에 찾아와 대학생활의 이야기며 학교 다닐 때의 추억들을 한바탕 쏟아놓고 가곤 한다. 졸업한 지 얼마나 됐다고 무슨 할 말들이그리 많은지……. 한참을 듣고 얘기하다 보면 ‘이렇게 속이 깊은 녀석이었나? 제법 많이 자랐네.’하고 학창시절에 미처 잠재성을 몰라봤음을 미안해하며 새삼 다시 보게 될때가 있다. 한 사람의 성장 여부를 알려주는 기준은 키가 크는 것과 같은 신체상의 변화도 있겠지만 졸업생들이 보여주는 모습처럼 지식과 경험의 양이나 사고의 깊이 타인에 대한 배려심 등 다양한 것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 나라의 경제성장 여부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경제성장이란 경제 규모의 증가를 말하는 것으로, 즉 국내총생산(GDP)의 증가를 의미하는 양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일정기간 동안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가는 GDP 증가율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를 경제성장률이라고 한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다음의 기사를 보자.

기사에서 하락세를 걱정하고 있는 잠재성장률(potential growth rate)이란 한 나라가 안정적인 물가수준을 유지하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인 잠재 GDP의 증가율을 뜻한다. 즉 물가 상승의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달성 가능한 성장능력으로 한 나라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자주 활용되곤 한다. 만약 실제 GDP가 잠재 GDP를 웃돌면(즉 실제 GDP에서 잠재 GDP를 뺀 GDP 갭(gap)이 ‘+’이면) 경기가 과도하게 상승한것으로 판단하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생산요소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경제정책 당국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등 다양한 대책들을 고려하게 된다. 이처럼 잠재성장률이란 거시경제정책 수행을 위한 중요한 정보변수로 활용되는 지표이다. 물론 잠재성장률은 실제 경제성장률처럼 관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다만 다양한 기법을 통해 추정한다. 누가 어떻게 계산하는가에 따라 잠재성장률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IMF와 OECD의 유사한 전망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에 분명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지난 50여 년간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온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이처럼 낮게 전망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학자와 기관에 따라 다양한 원인들을 꼽는다. 대개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공급의 둔화, 외환위기 이후의 설비투자 위축, 고용사정의 악화와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소득분배 상황의 악화 등을 지적한다. 더불어 부패를 없애 청렴도를 높이거나 과열된 고등교육 선호현상을 개선한다면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OECD의 잠재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매우 충격적이지만 실제로 성장률이 하락하기 전이라는 점에서 위안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일제의 수탈과 전쟁으로 인한 극심한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의 부정적인 예상을 극복하고 기적적인 발전을 이뤘다. 이번 잠재성장률 하락 전망을 비록 쓰지만 좋은 약으로 삼아 우리 경제의 취약점을 미리 보완한다면 훗날 IMF와 OECD가 ‘한국의 잠재성을 미처 알아보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라고 사과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훌쩍 성장한 제자의 잠재성을 미리 알아보지 못해 미안해하는 누군가처럼 말이다.
정원석 성신여고 교사 event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