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해우소(해우소는 사찰에서 화장실을 이르는 말. 근심을 푸는 곳 혹은 번뇌가 사라지는 곳이라고도 함.)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2차관이 매주 금요일 저녁에 가는 곳은 이름하여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해우소’다. 지난 2월 취임한 최 차관은 최적의 ICT 정책을 현장에서 찾는다는 방침 아래 3월부터 ICT 정책 수요자·민간전문가와 릴레이 현장간담회를 시작했다.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의미로 간담회를 ‘ICT 정책 해우소’라 명명했다. 간담회는 정책현장 개최가 원칙이며, 형식은 종료시간을 제한하지 않는 끝장토론이다. 3월 13일 소프트웨어를 시작으로 3월 20일 알뜰폰, 3월 27일 차세대 인터넷주소(IPv6), 4월 3일 정보보안, 4월 10일 데이터홈쇼핑을 주제로 다섯 차례 진행됐다.
최 차관 외에 담당 국·과장이 참석한다. 저녁 7시에 시작된 간담회는 예정된 2시간을 넘기기 일쑤다. 지난 4월 3일 정보보호를 주제로 하는 간담회를 앞두고 기자가 모 국장에게 “금요일 저녁 퇴근도 못하고 9시는 넘어야 끝날 텐데 고생하겠습니다.”라고 위로하자, 모 국장은 각오했다고 응수했다. “차관님이 ‘11시는 돼야 끝나지 않겠어.’라고 하셨다.”라며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는 11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간담회에 참석하는 미래부 국·과장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최 차관이 현안에 대해 확인하고, 즉각 대응을 지시한다. 간담회에 참석한 정책 수요자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의견을 가감 없이 그리고 충분하게 개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미래부 국·과장에겐 간담회가 끝났다고 끝이 아니다. 최 차관은 간담회를 통한 단순한 여론수렴이 아니라 현장의견을 정책에 최대한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이외에도 최 차관은 ICT 전문가와 조찬간담회도 진행하고 있다.
ICT 정책 해우소와 ICT 전문가 조찬간담회 모두 ICT산업의 근본적 체질개선과 재도약을 위한 준비작업이다. 동시에 ICT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 차관의 이 같은 행보는 미래부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번 해보자는 의욕적 분위기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넘친다. 미래부 출범 이후 ICT 정책 속도 지연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차제에 불식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ICT 재도약을 구체화하기 위해 미래부 전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것이다.
분명한 건 의욕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천하지 않으면 자칫 백약이 무효고,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 미래부는 ICT 정책 해우소와 ICT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ICT 발전방안을 수렴하고, 강력하게 이행해야 한다. 우리나라 ICT산업이 위기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지만, 미래부가 ICT 분야에서 전력을 다하면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확실하게 증명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