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이슈
파트너 국가 유형에 따라 차별화된 통상협정 활용이 중요
최원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26년 03월호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은 지정학적 갈등의 심화, 주요국의 산업정책 강화, 녹색·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맞물리며 구조적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리튬·희토류 등 전략광물은 단순 원자재를 넘어 이차전지·반도체·전기차 등 첨단 제조업과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략광물의 공급망 안정화는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의 통상·외교 과제로 부상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은 가공·정제 등 일부 공정 단계에서 특정 국가에 구조적으로 과도한 의존을 완화하고, 국제협력을 통해 좀 더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공급망 구조와 글로벌 협정 네트워크를 고려해 핵심광물 협정 대상국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별 추진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미국과 호주로 대표되는 ‘핵심 전략 파트너’ 유형이다. 이들 국가는 글로벌 공급망 협정 네트워크의 주도국이거나 핵심자원을 보유한 허브국으로, 규범 설정 및 실제 자원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모두 높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의 협정에서는 수출 제한 조치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항을 삽입하는 한편, 위기 시 신속한 협의 메커니즘 작동, 고도화된 투자보호 내용을 포함하는 ‘규범 기반 접근’을 중심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환경·노동 등 글로벌 규범 수용 과정에서는 공동 기준 설정과 단계적 이행을 통해 기업들의 부담을 관리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둘째, 일본과 영국 등을 비롯한 ‘주요 공급망 및 네트워크 파트너’ 유형이다. 이들 국가는 자원 부존량은 제한적이나, 고도의 가공·정제 기술과 다자협정 참여를 통해 공급망의 중간 및 상위 단계를 주도한다. 특히 일본과 독일은 특수 합금과 고기능성 소재 분야에서 다수의 통상협정을 통한 외교 네트워크 중심성에 강점이 있으며, 한국은 해당 분야에 수입의존도가 높다. 해당국들로부터 안정적인 가공품 공급과 기술 협력을 제공받는 대신 위기 상황일 때엔 우선 공급, 정보 공유, 공동 연구개발(R&D) 추진 등 실질적 상호 이익을 제도화하는 ‘전략적 상호주의’로 접근하는 것이 적합하다. 특히 기존 FTA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틀 내에서 핵심광물 협력 분야를 신설·보완함으로써 협정 추진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인도네시아, 칠레 등 ‘자원 부국 및 특화 공급망 파트너’ 유형이다. 이들 국가는 특정 광물의 생산량 또는 매장량에서 세계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대체 가능성이 낮은 핵심 공급처다. 해당국들은 자원 주권 강화와 산업 고도화를 목표로 원광 수출 제한, 현지 가공 의무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우리는 수출 제한 완화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보다는 현지 제련·가공 투자–기술 이전–인력 양성 등을 패키지로 제시하는 ‘개발협력 연계형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비구속적인 MOU 체결을 시작으로 점차 단계적으로 접근해 투자 보호와 공급 안정화 조항을 포함한 구속력 있는 협정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

한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전략은 파트너 국가의 유형과 역할에 따라 차별화된 통상협정 활용 전략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이러한 유형별 전략은 국제협력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동시에 한국 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정책 수단으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